"우리도 따뜻한 겨울용 점퍼 입어요∼"...감기 안 걸리도록 4끼 특별 사료

KRA부산경남경마공원은 요즘 '감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말은 전력을 다한 경주를 마치고 나면 땀과 피로 때문에 사람들보다 오히려 감기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한 필에 수억 원에 달하는 말이 감기에라도 걸리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주들은 돈을 아끼지 않고 말 보호에 나서고 있다.

경주마가 감기 등 사소한 질병 때문에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손해를 입는 것은 기본이고 심각하면 경주마를 폐기해야 할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방심할 수 없다.

별도로 마련된 마방에서 원적외선을 쐬며 치료를 받고 있는 경주마.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마 중에서도 가장 상전으로 대접받는 경주마는 올해 17연승이라는 한국 경마 신기록을 세운 '미스터파크(국산 5세)'다. 미스터파크는 오전 5시부터 몸 상태 검사와 훈련에 들어가는 데, 마필관리사 2명이 따라붙는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자 미스터파크의 방은 24시간 녹화할 수 있는 CCTV가 설치돼 있고, 하루 4번 먹는 식사에도 각종 미네랄이 포함된 특별 사료는 물론 육상 선수들이 즐겨 먹는다는 카르니틴(영양보충제)도 먹는다.

'미스터파크'가 하루 요구하는 열량은 1만 6000㎉로 이는 그릇 35개 이상의 밥 열량에 해당한다.

겨울철에는 훈련 후 땀이 쉽게 식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경주마들은 겨울철 내내 '천연 털옷' 위에 특수 제작된 점퍼(마의 Blanket)를 입고 지낸다. 따뜻하고 착용감이 좋은 모직 안감에 겉감은 방풍·방수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테르로 제작된다.

또 쾌적한 실내를 유지하려고 잠자리도 신경 쓴다. 실내공기가 오염되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환기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암모니아 가스 발생을 막고자 하루에도 몇 번씩 분뇨 등으로 오염된 깔짚을 갈아준다.

경주마를 추운 야외에서 갑작스레 조교할 경우 다리를 삐끗하거나 심하면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주마들을 위해 별도의 마방에 마련된 원적외선을 쐬며 치료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염좌나 골절은 달리기 하나로 먹고사는 경주마에게는 밥줄이 끊길 수도 있는 치명적인 사고. 따라서 평소에는 간단히 끝내던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겨울철에는 다소 길게 30분 이상 한다. 운동량에 따른 사료량을 약간 늘리기도 한다.

경주마에게는 슈퍼모델처럼 쫙 빠진 다리가 생명이다. 특히 발목은 관리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 겨울에는 경주마의 발목부분(발굽 뒤꿈치에서 위쪽 구절에 이르는 오목한 부위)에 피부염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깔짚을 자주 갈아줘 뽀송뽀송하게 유지하는 한편 운동 후에는 중성세제나 저자극성 비누로 깨끗이 닦아주고 헤어드라이어나 마른 수건으로 건조한다. 종아리 부분은 뜨거운 팩을 감아 찜질을 해준다.

또 피부손상을 막고자 운동 전 바셀린이나 베이비오일 등도 듬뿍 발라주어 수분이나 오물의 침투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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