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 예술촌 조성 어디까지 진행됐나'...입주자 공모·간담회 등 할일 잔뜩

지난 4월 7일 창원시는 '창동 빈 점포를 활용한 골목 가꾸기 사업'을 10월까지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명 '창원판 인사동 거리'입니다. 사업구역은 학문당 뒷골목 230m. 이 곳 빈 점포 54개소를 활용해 조각·회화·문학 등 분야별 예술 특화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때 당시 시가 밝힌 진행과정은 4월 빈 점포 임대계약, 6월 총괄기획자와 입점 예술을 선정, 10월부터 준공 및 입주입니다.

◇예술촌 조성 사업 자꾸 미뤄져 = 하지만 시행이 차일피일 미뤄졌습니다. 지난 8월 창동 예술촌 총괄기획자로 문장철(58·부산시 도시디자인 위원) 씨가 뽑히고, 9월 16일 시는 본격적으로 빈 점포 가꾸기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때 당시 확보된 빈 점포는 28개였습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입니다. 시의 발표도, 언론보도도 없었습니다.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창원시 관계자와 문장철 총괄기획자를 찾아갔습니다.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애초보다 사업 범위가 늘어났습니다. 시민극장골목을 포함한 골목길 빈 점포 55개소, 길이 400m입니다. 창원시 도시재생과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 금액은 약 20억 원으로 시설 공사비 10억 원, 전선지중화 5억 원, 관리운영비 2억 원, 부지매입비 포함 기타 2억 원입니다.

또 그간의 추진상황을 살펴보니 빈 점포는 확보가 다 됐으며 시설공사는 이듬해 1월에, 전선지중화 공사는 12월에 끝날 것 같습니다. 언제 이뤄질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매력(魅力)있고 괴력(怪力)있는 창동 예술촌으로 = 그러나 문장철 총괄기획자가 내놓은 제안서를 보니 적지 않은 투자를 요하고 있으며 창동의 장밋빛 미래만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문 총괄기획자는 사업의 롤 모델은 없다며 매력이 있고 괴력이 있는 창동 예술촌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창동 예술촌 구성 콘셉트는 '마산예술흔적', '에꼴 드(Ecole de) 창동', '문신예술' 골목 등 총 3가지입니다.

'마산예술흔적' 골목은 50~80년대 마산 르네상스 시절을 재조명합니다. 입주시설은 약 20개 정도로 추억다방, 고모령 선술집, 사진관, 시인의 집, 고서점 등입니다.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인 '에꼴 드 창동'은 창작 작업실은 물론 아트 장터·골목 갤러리, 체험공방, 아티스트 게스트하우스 등이 들어섭니다.

쪽샘골목을 벗어나 시민극장골목으로 발을 내디디면 조각가 문신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문신예술'골목이 있습니다. 입주시설은 문신예술 테마갤러리, 아틀리에, 아트 영화방, 밀랍 박물관 등입니다.

입주자 유치 계획에 대해 묻자 문장철 총괄기획자는 "일반 공모를 한 공개 평가를 통해 최종 입주자를 선정할 것이다. 대상은 지역 및 전국 문화예술단체 추천과 평가를 통해서, 지역 활동 예술인을 우선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 문장철 총괄기획자를 만난 것은 11월 셋째주였습니다. 그는 "넷째 주에 '창동 예술촌 성공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 개최'와 '입주자 공모'가 예정돼 있지만 정확한 일정이 나온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창원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도 일정이 미뤄지는 것에 대해 "연말쯤에는 완공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역 예술인들의 관심은 '에꼴 드 창동'입니다. 시는 임대료 감정가의 60%를 2년간 지원, 입주 예술인은 조각, 회화, 사진, 공예, 문학 등 5개 분야로 한정했습니다. 그러나 한 지역 예술인은 "작업실을 이미 가진 작가는 굳이 창동으로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골목도 좁아 작품을 운반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 아무래도 신진 작가의 참여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지역 예술인은 "작가들의 문의가 꽤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태도를 밝히지 않아 지역민의 관심을 닫아놓는 것 같다"며 "예술가의 별장이나 창고로 전락하는 일회성 사업이 아니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김보성 창동통합상가상인회장은 "창동 예술인촌은 올 연말쯤에 완공될 것 같다. 하지만, 완공된다고 해서 저절로 사람들이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며 "입주할 예술가들도 구색을 갖춰 잘 선정해서 방문자들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드디어 28일. 마산 창동 예술촌 사무국에서 '창동 예술촌 성공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문화예술분야 전문가들의 협력 및 성공적인 창동 예술촌 조성을 위한 자리인 만큼 '영양가 있는 논의'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