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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우연을…열정은 인연을

[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유창수·정미순 씨 부부

이승환 기자 hwan@idomin.com 2011년 11월 07일 월요일

20살 유창수 씨는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캐주얼 매장에서 일했는데 그때 '이 사람'을 만났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22살 정미순 씨. 백화점 행사가 있을 때면 함께 근처 매대에서 물건을 팔며 눈도장을 찍곤 했다. 언제, 어떻게 마음을 전할까…. 하지만, 용기를 내지 않는 남자에게는 시간도, 마음을 허락하는 여자도 없었다. 미순 씨는 창수 씨보다 먼저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가끔 삶은 용기 없는 남자에게도 인연을 만날 기회를 불쑥 던지곤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 기회를 잡지는 못하지만, 창수 씨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니던 백화점에서 회식을 했는데요. 그날 밤 나이트클럽까지 갔어요. 그런데 그 나이트클럽에 아내가 처형과 놀러 왔더라고요."

창수 씨는 자리에 앉아 있는 미순 씨에게 다가갔다. 이미 안면이 있는 터라 말을 걸기는 어렵지 않았다. 반가운 우연, 그래도 창수 씨에게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 창수 씨는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미순 씨도 낯선 사람이 아니었기에 거부감은 없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연락만 주고받는 것으로 시작했다. 창수 씨도 서두르지 않았다. 연락을 주고받는 게 익숙해지자 만남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리고 만남이 쌓이자 사귀자는 말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렇게 그들은 연인이 됐다. 함께 놀러다니고, 맛있는 음식 먹으러 다니고…. 미순 씨는 자신에게 늘 애정을 표현하고 착하며 순진한 창수 씨가 좋았다. 하지만, 창수 씨는 군대에 가야 했다.

"군대 가면서 계속 기다려달라는 말을 못했지요. 자연스럽게 헤어졌습니다. 아내는 그동안 어떻게 생활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요. 하지만, 저는 군대에 있으면서도 제대하면 반드시 아내와 다시 사귀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군대만 갔다 오면 냉큼 만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짧지 않은 기간 창수 씨는 더 어른이 돼버렸다. 막상 제대해서 돌아본 자신은 그저 평범한 학생일 뿐이었다. 이미 직장인인 미순 씨 앞에 나서기에는 스스로 아쉬웠다. 당장 졸업하고 취업부터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창수 씨 다짐과 미순 씨 마음은 비례하지 않았다. 미순 씨는 이미 헤어졌던 사람을 다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럴수록 창수 씨 조바심은 점점 커졌다. 쏟아붓는 마음은 더 커지고 그만큼 미순 씨는 부담스러웠다. 그나마 마지막까지 외면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이전에 함께 한 추억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었다.

차는 경주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창수 씨는 내비게이션 단추를 이리저리 눌렀다. 미순 씨는 아무 문제 없는 내비게이션을 만지작거리는 남자가 무슨 꿍꿍이인지 궁금했다. 곧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영상이 흘러나왔다. 화면 속 창수 씨는 미순 씨에게 다시 정중한 프러포즈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벤트는 콘도에서 준비한 소박한 파티로 이어졌다.

"두 번째 프러포즈였지요. 정식으로 사귀자고…. 사실 다시 마음을 얻기까지 너무 어려웠거든요. 저는 마음을 쏟을 준비가 돼 있는데 자꾸 저만 나서는 꼴이 됐지요. 이때부터 마음이 더 열린 것 같아요."

창수 씨와 미순 씨는 지난달 23일 결혼했다. 창수 씨는 결혼 일주일 전 한 번 더 프러포즈를 한다. 신혼집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준비하고, TV로 동영상을 틀어 미순 씨에게 마음을 전했다. 역시 이번에도 동영상이었다.

   
 

"처음부터 외모도 마음에 들었어요. 연애할 때 아내 가족들과 많이 만났는데 집안이 서로 늘 아껴주고 화목한 분위기였지요. 그런 점도 좋았고 특히 음식을 참 잘해요. 모든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순 씨가 헤어지자고 선언할 정도로 창수 씨가 실수한 적도 있었다. 창수 씨는 미순 씨에게 상처를 줬던 지난 일들을 모두 지울 수는 없겠지만 살면서 갚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작은 싸움이 잦은 편이에요. 서로 조금만 더 배려하면 되는데…. 한 발짝 물러서서 양보하면 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결혼 기사를 매주 월요일 6면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사연을 알리고 싶으신 분은 이승환 기자(010 3593 5214)에게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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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환 기자
  • 2019년 1월부터 뉴미디어부 일을 맡았습니다. 상담은 010-3593-5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