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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간고등어 칼칼한 식혜 '안동 맛 다 모였네'

[경남 맛집] 창원 소계동 '안동명가'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1년 10월 27일 목요일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소중한 사람이 떠오를 때가 있다. 부모님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다음에 꼭 같이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엔 분명히 이유가 있다. 분위기일 수도 있고, 맛난 음식 때문일 수도 있고, 몸에 좋은 고마운 밥상을 만났을 때도 그럴 것 같다. 사장이 안동 토박이라 전통 안동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하여 찾아간 창원시 의창구 소계동 '안동명가'에서 받은 밥상은 고마운 밥상이었다. 천주산 자락 아래에 자리를 잡은 '안동명가'는 소박하면서도 고즈넉한 소품들과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편안함이 느껴진다.

자리를 잡고 대표음식을 물었다. 단정하면서도 편안해 보이는 갈옷과 머릿수건을 두른 노산옥(여·53) 사장이 궁중연잎밥 정식을 추천한다. 주문을 하고 주위를 살폈다.

방마다 이름이 붙어 있다. 하회마을, 도산서원, 제비원, 까치구멍(가옥의 형태)…. 가만히 읊조려 보니 안동의 명소들이다.

전채가 나왔다. 안동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물잡채와 정갈한 두부숙회, 고소함이 담뿍 느껴지는 샐러드, 대나무 찜통에 담긴 오리 훈제가 나왔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물잡채에 손이 간다.

   
 
  안동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물잡채와 정갈한 두부숙회, 고소함이 듬뿍 느껴지는 샐러드, 대나무 찜통에 담긴 오리 훈제가 한 상 가득히 차려져 나왔다. /김구연기자  

안동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건강을 생각해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물에다 당면과 각종 채소를 넣고 간을 하여 만든 물잡채는 목 넘김이 부드럽다.

살짝 매콤함을 보태는 청양고추의 뒷맛에 젓가락이 계속 간다. 선 분홍 빛깔의 오리 훈제는 보기에도 기름진 것이 그 맛 또한 부드럽고 고소하다.

이어서 안동 간고등어와 된장찌개, 연잎 밥을 주 메뉴로 나물과 방아 장아찌, 김치, 수수부꾸미 등이 한데 어우러져 한 상 가득 차려졌다. 노릇하게 잘 구워진 안동 간고등어는 말이 필요없는 안동의 대표 음식이다.

   
 
  /사진 김구연 기자  

'바스락' 소리가 날 정도로 잘 구워진 간 고등어는 쫄깃하면서도 간간한 것이 밥을 절로 먹게 하는 밥도둑이다.

"식당을 하기 전 지인들과 집에서 밥을 먹을 때 안동 간고등어를 비롯해 안동 음식들을 차렸죠. 이 지역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면 어떡하나 했는데 맛있다며 안동 간고등어 좀 구해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식당을 차렸어요. 6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간고등어는 고향에서 직접 택배를 받아 꼭 안동 간고등어만 냅니다. 이 원칙은 지키고 있죠."

안동에서 나고 자란 노 사장은 결혼을 한 뒤 남편 직장을 따라 1991년 창원에 왔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들에게 대접했던 안동의 맛이지만 이제는 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이 안동의 맛을 즐기러 오는 것에 보람을 얻고 있다.

안동 간고등어가 이 집의 대표 메뉴라면 된장찌개는 엄지손가락이 절로 올라가게 하는 맛이다. '음식 맛은 장맛'이라더니 별다른 것 없어 보이는 된장찌개가 일품이다. 구수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한 것이 여간 맛보기 어려운 제대로 된 된장찌개다. 물론 노 사장이 직접 집에서 담근 장맛이다.

찹쌀과 율무, 녹두, 대추, 밤 등 잡곡과 견과류가 담뿍 들어간 연잎 밥을 펼쳤다. 특유의 연잎 향이 상을 가득 채운다. 차지면서도 고소함 이외는 심심할 정도의 연잎 밥은 간 고등어와 된장찌개와 찰떡궁합이다.

노 사장은 연잎을 동읍에서 가져오는데 꼭 차가 다니지 않는 공기가 맑은 곳에서 자란 연잎만을 선택한단다. 정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상이다 보니 감사함이 절로 든다.

연잎에 묻는 밥 한 톨까지 정성스레 먹고 나니 후식으로 안동식혜가 상에 놓였다. 붉은색의, 어찌 보면 동치미와도 비슷해 보이는 안동식혜가 낯설다.

꼭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한다는 노 사장의 말에 무와 밥과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었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하다. 그리고 특유의 식혜의 맛도 묻어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고등어를 먹고 난 후 안동식혜를 마시면 단백질 분해는 물론 흡수를 도와 소화도 잘 된다고 합니다. 저는 안동 음식이라 하는 건데 손님들이 건강학적으로도 잘 짜인 식단이라고 하네요. 안동식혜가 만들기가 까다로워요. 처음엔 일반 차를 냈는데 그래도 우리 고향 맛이라 이제는 필수 후식이 됐죠."

옛것이 좋고, 선천적으로 인공적인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노 사장은 안동을 그리워하면서 고향 식구들 밥 해 먹이듯이 그렇게 이곳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것 같다.

안동음식 소개

△안동 간고등어 = 안동은 내륙 지방이기 때문에 고등어를 먹으려면 영덕 강구항에서 수송해 와야 했다. 수송하기까지는 이틀이 걸렸는데, 냉동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생선이 상하는 것을 막으려고 소금으로 염장 처리를 해야 했다. 이것이 안동 간고등어의 시초로,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와 소금이 화학적 작용을 하여 맛이 좋아지고 육질이 쫄깃쫄깃해지며 특유의 비린내도 줄어든단다.

△안동식혜 = 밥에 무, 고춧가루 등을 넣고 엿기름에 삭힌 안동문화권에만 전해지는 향토 음식. 멥쌀이나 찹쌀을 무와 고춧가루, 생강 등의 향신료와 엿기름물에 버무려 3~4시간 발효시킨 후 냉온에서 식혀 하루 동안 숙성시킨 음료이다. 겨울 추위가 매서운 안동에서 실외에 내놓았다가 먹었던 살얼음이 동동 뜬 안동식혜 맛을 잊을 수 없다는 노 사장은 오늘, 내일 맛이 달라지는 것이 또 안동식혜의 매력이라고 전한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안동명가 정식 1만 원 △궁중연잎밥 정식 1만 5000원 △특선요리 황토훈제오리 3만 원(대), 2만 원(소) △궁중연잎밥+연꽃차정식 2만 원(2인 이상 주문 가능) △파전 1만 원 △명태전 1만 원 △가오리무침 1만 원 △연꽃차 1만 원.

□위치 : 창원시 의창구 소계동 705-37번지 (055) 294-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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