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고도 살고 있네요] 가을에 피는 풀꽃 가운데 으뜸, 국화

가을은 국화꽃이 활짝 피는 계절입니다. 산과 들에서 스스로 자라는 것뿐 아니라 사람이 일부러 기르는 것까지 둘레가 국화꽃으로 가득합니다. 바야흐로 국화가 제철입니다. 가을에 피는 풀꽃 가운데 으뜸은 국화꽃입니다.

우리가 '국화'라고 부르는 식물은 꽃을 보려고 일부러 심어 기릅니다. 사군자에 국화가 있는 것을 보면 꽤 오래 전부터 심어 길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때부터 사람이 길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우리나라 산에서 나고 자라는 산국을 국화로 재배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둘레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국화 무리에 들어가는 식물은 2만 종 가까이 됩니다. 쌍떡잎식물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라는 국화과 식물은 300종쯤 됩니다. 일부러 심어 기르는 것까지 보태면 400종 가까이 됩니다. 대부분 늦은 여름부터 꽃을 피워 늦은 가을까지 꽃을 피웁니다.

국화과 식물 가운데 산과 들에서 스스로 나고 자라는 쑥부쟁이 꽃.

가을에 꽃을 피우는 식물 가운데 국화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까닭은 둘레에 흔하게 있기 때문입니다. 심어 기르는 것뿐 아니라 산과 들에서 자라는 국화도 꽤 많습니다. 구절초, 산국, 감국, 참취 따위는 '산국'이라 일컫습니다. 들에서 자라는 벌개미취, 쑥부쟁이 무리는 '들국화'라고 부릅니다. 이뿐 아니라 쑥, 개망초, 뚱딴지, 곰취, 한련초, 코스모스도 모두 국화 무리에 들어갑니다.

   
 

여름이 물러가고 찾아온 가을, 많은 사람이 국화꽃 가득 핀 축제장을 찾습니다. 가을에 으뜸인 국화꽃이 맞지만 대부분 사람이 일부러 심어 가꾼 것입니다. 작은 화분에 심겨 도심 한복판에서 꽃을 피운 국화와 너른 땅에서 자라지만 한 종류만 빽빽하게 심어진 코스모스입니다.

스스로 나고 자라는 생명이 아니라 사람들 보는 재미를 위해 길러진 생명이라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가을 감각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가까운 산과 들에서 스스로 나고 자라는 생명을 찾는 것이 올바른 일입니다. 꽤 많은 국화과 식물이 가을마다 꽃을 피우고 씨앗을 퍼뜨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찾는 이가 없어도, 알아보는 이가 없어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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