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 창원 성산구 '대미 해물탕'

무엇인가가 먹고 싶다는 욕구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 몸이 원해서일 수도 있고, 눈이 원해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갑작스런 찬바람이 유난히 매섭게 느껴질 때 얼큰하면서도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걸 보면 때론 계절 탓도 있을 수 있겠다.

진하면서도 얼큰한 국물이 생각나는 요즘, 사시사철 즐겨 먹는 음식이기는 하지만 추운 날씨에 더 당기는 음식을 꼽자면 해물탕이 아닐까? 싱싱한 해물과 콩나물이 만들어낸, 보글보글 끓는 얼큰한 국물을 숟가락에 담고 호호 불면서 먹다 보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질 것 같다.

20년 넘게 해물탕을 전문으로 요리해 식도락가 사이에서는 소문이 난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대미 해물탕'을 찾았다.

초행길이라면 상가 3층에 자리를 잡은 대미 해물탕 찾기가 조금 헷갈릴 수도 있겠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가게다.

해물탕을 시켰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에 앞서 나물 등 밑반찬이 나왔다.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를 보니 침이 절로 넘어간다. 해물탕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딱 좋을 듯하다. 그리고 윤기가 흐르면서도 바삭하게 구워진 쥐치 뼈도 상위에 놓였다. 고소하면서도 씹는 재미가 있는 것이 자꾸 손이 간다. 쥐치 뼈를 씹기가 무섭게 또 입으로 넣기를 여러 번, 어느새 바닥이 보인다.

/최규정 기자

그때쯤 잘 손질한 대합, 가리비, 키조개, 모시조개, 바지락 등 싱싱한 해물이 수북하게 담긴 냄비가 불판에 놓였다. 넉넉하게 들어간 곤이는 보기에도 탱탱하다. 낙지는 살아서 꿈틀대고 전복도 이리저리 몸을 돌리며 생명력을 과시한다.

뚜껑으로 살짝 누른 냄비에 열이 가해지고 싱싱한 해물들의 움직임이 점점 커지다 사그라진다. 그때쯤 직원이 와서 해물을 이리저리 먹기 좋게 손질해 준다. 바닥에 깔렸던 갖은 양념을 해물 위로 한 번 두 번 올려주면 어느새 보기에도 얼큰한 해물탕이 만들어진다.

"샤부샤부처럼 살짝 익혀 먹을 수 있는 것부터 드시라"는 직원의 말을 뒤로하고 얼른 숟가락으로 국물을 떴다. 시원하면서도 순하다. 매콤하게 얼큰한 것을 원했다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싱싱한 해물 맛을 제대로 보기에는 이 정도 양념이 적당할 듯하다. 살짝 익힌 낙지와 전복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탱탱함을 잃지 않은 곤이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다양한 해물을 하나하나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물 밑에서 시원한 육수 맛을 보태는 콩나물도 아삭하다. 얼큰한 국물과 적당히 양념이 밴 각종 해물을 먹고 있자니 몸 안까지 훈훈해지는 느낌이다.

여기서 팁. 해물탕은 다 먹을 때까지 불을 끄지 않는 것이 좋다. 육수는 모자라면 얼마든지 다시 부어주니 자글자글 끓여 먹는 것이 끝까지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해물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남 무안군 현경면 월두마을이 고향인 주인 양경 씨는 친정어머니가 고향에서 직접 잡아 보내는 낙지를 비롯해 20여 종의 싱싱한 해물을 이용해 해물탕을 끓인다. 또 속초산 황태를 이용한 육수는 이 집만의 별미다.

얼큰한 해물탕을 먹고 보기에도 시원한 동치미 무를 씹으니 그 맛 또한 더욱 상그랍다.

푸짐한 해물탕 덕분에 3명이 2인분을 먹어도 충분할 듯하다.

'호불호'가 정확히 나뉘는 홍어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권할 만하다. 신안 앞바다 흑산도에서 직송한 참흑산홍어라니 그 맛 또한 미식가들에겐 별미일 듯하다. 이와 함께 무안 세발낙지도 대미 해물탕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미다.

정오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영업하며 연중무휴다. 성원오피스텔에 주차하면 된다.

메뉴 및 위치

   
 

□해물탕 △특대(5인분) 12만 5000원 △대(4인분) 10만 원 △중(3인분 7만 5000원) △소(2인분) 4만 5000원. □호롱게(낙지구이) 2만 5000원(한 접시). □흑산홍어 10만 원(한 접시) □수입산 홍어 7만 원. □수입산홍어전 7만 원. □해물전 2만 5000원.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98-4 성원(은아)오피스텔 3층. (055) 262-5001. (055) 262-5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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