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있습니다] 사천시 개발 폐해 확인과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며

정만규 사천시장은 올해 역점 시책의 첫 번째로 '산업단지조성과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육성'을 꼽았다.

현재 조성하고 있는 사천읍 구암·장전일반산업단지와 향촌동 농공단지 등 준공·착공했거나 또는 검토 중인 10곳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사천 지역에 많은 유망기업을 유치함으로써 고용 창출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지행정,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녹색 생태도시 조성을 내세웠다.

2011년 10월 18일 현재까지 지난 5월부터 사천환경운동연합을 중심으로 여러 시민단체들이 함께 산업단지와 개별 공장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 사업인 '실안관광지'조성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국·도·시비 118억 원 투자, 2008년 감사 지적으로 26억 원 사업비가 계속비로 이월, 현재 민자유치 공모도 하지 않고 답보상태로 있다.

곤양면 개별공장 터.

산업단지 조성 또한 끊이지 않는 부도와 공사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조성 중인 산업(농공)단지 7개 중 장전일반산업단지는 3개월 넘게 공사가 중단돼 있으며, 구암일반산업단지는 올 2월 15일 시행사 부도로 공사 중단, 향촌농공단지는 올 5월 12일 삼호조선 시행사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향촌삽재농공단지의 경우는 준공은 하였으나 실제 입주가 미미한 상태이다. 또한 현재 조성 계획 중인 산업(농공)단지 또한 대동일반산업단지를 비롯해서 9곳에 이른다. 구암일반산단이 부도로 공사 중단에 들어갔음에도 제2구암산업단지 조성이 계획 중이며, 그래서 마을 입구에는 '제2구암일반산업단지 결산반대'라는 현수막이 떠억 버티고 있다.

축동면 개별공장 터.

개별 공장은 축동면 28개를 비롯해 곤양면 24개, 서포면 9개, 사천읍 7개, 정동면 4개, 용현면 2개, 곤명면 1개, 사남면 1개 등 모두 76곳이다. 개별 공장 부지의 경우 대부분이 절개지 붕괴와 토사 유출 등 많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어서 폭우가 쏟아지거나 하면 안전 사고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산자락을 파헤치거나 산허리를 잘라내는 바람에 흉물스러워진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 훼손은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또한 개별 공장 부지 허가를 실제 소유자가 아닌 부동산업자들이 투기 목적으로 얻어놓은 곳 또한 상당히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천포신항이 얼마전 준공식을 했다. 이곳 항만 부지에 조선소 블록업체가 선정되었지만 신향 마을을 중심으로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현재 입주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이다.

그 곳에서 언덕 하나만 넘으면 남일대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 인근에 면적 26만40㎡(육지부 16만6485㎡, 공유수면 9만3555㎡)인 향촌농공단지, 얼마전 연안 매립 심의를 통과한 향촌제2지구농공단지 7만933㎡ 공유수면 매립이 조성될 전망이다. 그리고 바로 맞은편에 한국남동발전(주)삼천포화력이 있다.

신항에 조선소 블록업체 두 곳이 들어오고, 향촌제2지구농공단지에 소형 선박 수리 업체들이 입주하게 된다면 '남일대 해변가요제'가 계속 열릴 수 있을지, 나아가 해수욕장 개장이 가능할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삼천포는 대표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해안선이 복잡하고 주변 경관이 수려하며, 전체 주변에 물풀인 잘피가 옅게 분포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곳은 물고기들의 산란장이면서 치어들의 보금자리로,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역할을 하기에 청정해역으로 손색이 없다.

더군다나 이 물고기들이 남해안 앞바다뿐만이 아니라 서해와 동해로 나아가 바다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이는 곧 여기 삼천포 일대가 우리만의 바다가 아니라 대한민국, 그리고 더 나아가 지구적인 차원에서 바다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풍성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어야 할 것이다.

축동면 개별공장 터.

<경향신문>이 창간 65주년을 맞아 제안한 '사회계약 다시 쓰자'에 대한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들이 지지의 목소리를 밝혔으며, 미국 월가 시위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새로운 사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이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나라도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사천환경운동연합과 지역시민단체들이 사천시와 머리를 맞대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천시의 종합개발계획에 대한 시민 토론회를 오는 24일 오후 3시 사천시청 민방위 교육장에서 연다. 이 자리에서 사천시의 설명이 따를 것이다. 또 지역 주민이 무얼 원하는지, 개발과 환경 파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아니라 친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경제적 실현 가능성, 경제활성화 등을 이루기 위한 희망이 싹틀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민토론회가 사천시가 안고 있는 행정상 어려움 또한 토로하고, 지역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그 속에서 대안 모색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항진(사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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