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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향 해초에 취하고 쫄깃쫄깃 탱탱한 대구에 반하다

[경남 맛집] 창원 진해구 이동 '진상'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1년 10월 13일 목요일

임금님께 진상하는 정성 그대로 손님들을 맞겠다는 뜻의 향토음식전문점 '진상'. 이름은 간결하지만 또한 강렬하다.

우리나라 맛집 칼럼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고 백파 홍성유 선생이 소개한 적이 있어 진해에서는 꽤 알려진 집이다.

가게 앞에는 다담회 회원집이라고 간판이 걸려 있는데 다담회가 바로 홍성유 선생이 소개한 식당 주인들의 모임이란다.

요즘이야 블로그에, 넘쳐나는 TV 맛집 프로그램에, 하다못해 스마트폰 맛집 어플리케이션까지 너무 손쉽게, 그래서 흔해져 버린 맛집들이지만 과거 이런 정보들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꽤 높은 위상을 지녔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니 그 맛이 궁금해진다.

   
 
  /조재영 기자  

우선 고풍스런 식당 분위기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겨울에서 봄까지 진해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대구를 이용한 메뉴가 눈에 띈다. 또 '2003년 세계음식박람회'에서 금메달을 받은 해초비빔밥도 시선을 끈다. 해초비빔밥은 송희(여·51) 대표가 12년 전 전통향토음식점을 열고 진해만에서 생산되는 각종 해초를 이용해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어보다 개발한 메뉴다.

당시 영양가가 풍부하고 순수 천연 소재라는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데 맛에서도 독특하면서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겨 먹을 수 있다는 평을 얻었다고 한다.

대구 뽈찜과 해초비빔밥을 시켰다. 찜은 취향에 따라 '매운맛', '중간 맛', '순한 맛'으로 주문할 수 있다. 같이 간 동료 기자가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한다는 설명에 순한 맛을 요청했다. 고소함과 개운함이 조화를 이룬 샐러드부터 나왔다.

   
 
  /조재영 기자  

오래 묵혀두지 않아 아삭함이 일품인 된장박이 고추와 나물 등 밑반찬이 차례로 식탁에 오르고 조개를 닮은 묵직한 그릇에 해초비빔밥과 해조류를 갈아 만들었다는 소스가 나왔다.밑에 깔린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푸짐한 해초로 덮인 해초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소스를 한 숟가락 정도 넣고 비벼서 드세요."

'웰빙'이 일상의 아이콘이 되면서 해초의 명성이 꽤 높아졌다. '바다의 채소'로 불리는 해초가 미네랄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몸에 좋은 것은 알지만 파래, 다시마, 톳, 김 외에는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관리가 어려운 탓에 조리하기도 어렵다. 이런 해초를 넉넉하게 맛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날 바다 향을 머금은 해초는 통영에서 가져온 서실과 가시랭이, 청각, 톳, 다시마, 곰피다. 톡톡 터지는 톳과 가시랭이로 입안이 즐겁다. 직접 멍게를 다져서 소금에 절였다는 멍게 젓도 향긋하다. 강하지 않아 해초 맛을 그대로 살려주면서 간을 맞춰주는 소스도 별미임이 틀림없다. 강렬한 맛은 아니지만 해초의 은은한 바다 냄새와 함께 건강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함께 나온 매생이국도 이런 기분에 장단을 맞춰주는 듯하다.

대구 뽈찜이 소담스레 담겨 나왔다. 대구 머리에 근육으로 똘똘 뭉친 살을 이용한 대구 뽈찜. 사실 '진상'은 대구어 요리 전문점으로 더 알려졌다.

   
 
  대구뽈찜. /조재영 기자  

"우리는 생대구만 씁니다. 생대구가 없으면 아예 대구뽈찜을 안 팔고 아구찜으로 대체하지요. 싱싱한 대구와 보릿가루와 콩가루 등 여러 가지 곡류 가루에다 직접 빻은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만든 양념으로 맛을 냅니다."

큼지막한 대구살을 콩나물과 한 젓가락 입에 넣었다. 쫄깃쫄깃하면서도 탱탱한 대구살과 아삭한 콩나물을 씹는 맛이 그만이다. 찜은 매콤한 맛에 먹는다지만 순한 맛도 맛깔스럽게 요리해 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해초와 대구. 집에서 쉬 해먹을 수 없는 몸에 좋은 메뉴를 맛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식 메뉴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깽이바다' 대구가 유명한 이유

'진상' 앞에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씨가 적은 글귀가 걸려 있다. 그대로 옮겨 본다.

진해를 웅천이라 불렀고 웅천의 가덕도 일대를 속칭 깽이바다라 불렀다. 이 깽이바다에는 산란을 위해 찾아오는 대구들이 많이 분포해 있어 대구의 산지였고, 이 깽이바다에서 잡히는 대구를 일명 누렁이라 하여 최상급이었다.

태조실록에서 중종실록에 이르기까지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매년 10월 천신 품목으로 웅천의 대구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나와있고, 일제 시대에는 일본사람들이 깽이 다의 도미, 청어와 대구의 맛을 못 잊어 못 떠난다고 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해초비빔밥 1만 원 △대구뽈찜 4만 9000원(대 4인분), 3만 8000원(중 3인분), 2만 7000원(소 2인분)△아구·대구찜, 대구살고기찜 5만 5000원(대·4인분), 4만 4000원(중·3인분).

□위치 : 창원시 진해구 이동 650-5번지 (055) 547-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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