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 '추억의 3대 스타' 대표작 2편씩 상영

10월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을 수놓을 주인공들은 이른바 '추억의 3대 스타'입니다.

'갱스터 무비'의 단골 출연자로 1940년대 필름 누아르 영화의 상징적 존재 '험프리 보가트'(1899~1957). 큰 눈이 매력적인 배우 '베티 데이비스'(1908~1989). 언제나 다른 색깔의 농익은 악역 연기로 많은 영화팬의 뇌리에 기억되는 '잭 팰런스'(1919~2006)가 그 주인공입니다.

'험프리 보가트'는 언제든 '20세기 명배우' 후보에 오르내릴만큼 전설적인 이름이 되었습니다. 170㎝의 비교적 작은키, 다소 길쭉하면서도 악당의 이미지가 풍기는 그리 잘 생기지 않은 외모.

험트리 보가트, 베티 데이비스, 잭 팰런스

하지만, 그는 그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개성넘치는 성격파 배우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그저 그런 조연배우들이 서른을 넘겨 빛을 보듯이 그 역시 1936년 37세에 출연한 영화 <화석의 숲>을 통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1941년 <하이 시에라>, <말타의 매> 등 본격 필름 누아르 영화에서 단골 주연으로 인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1년 뒤 그를 당대 최고의 스타로 만든 '멜로물의 걸작' <카사블랑카>에 출연하며, 명성을 굳힙니다.

'베티 데이비스'는 어떨까요? 그녀는 여자 배우로 보기 드물게 외모로나 목소리로나 활동 당시를 풍미하던 '핀업걸(벽에 걸어둘 만한 미녀)'들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또렷한 말투와 극중 효과를 위해 대사 언어 구사를 10억분의 1초까지 맞추는 정확성은 그녀만의 매력이었습니다. 이러한 배우로서의 자신감 때문일까요? 성질이 불같고 오만할 정도로 콧대가 높았던 데이비스는 삶을 전투처럼 살았습니다. 1930~40년대 남자들 세상인 할리우드 체제에 끊임없이 도전해 '고약한 암캐'라는 악명까지 얻어들었습니다. 특히, 배역 문제로 전속 회사인 워너 브러더스의 잭 워너 사장을 고소했으니…. 당시 일개 여배우가 군주나 다름없던 스튜디오 사장을 고소한 것은 할리우드 희대의 대 사건이었습니다.

'잭 팰런스' 하면 '악역'입니다. 그의 엄해 보이는 각진 얼굴은 악역 이미지에 제격이었습니다. 이미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맡는 악역마다 캐릭터가 요구하는 뉘앙스를 잘 집어 연기로 녹여내는 뛰어난 기술을 가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서든 피어>의 손버릇 나쁜 배우 역과 <셰인>의 전형적인 고용된 총잡이 역 등으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요. 오는 18일부터 이들의 대표작이 각각 두 편씩 이어집니다.

◇빅 슬립(18일·1946년 작) = 험프리 보가트가 25살 연하 아내 로렌 바콜과 주연한 필름 누아르의 걸작. 사립탐정과 부잣집 딸과의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다크 패세지(20일·1947년 작) = 험프리 보가트·로렌 바콜 부부가 주연한 스릴러. 아내를 죽인 죄를 받던 탈옥수 빈센트와 아이린이 서로를 도우며 벌이는 필름 누아르 영화.

◇가자 항해자여(24일·1942년 작) = 베티 데이비스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른 작품. 늦둥이 딸 샬롯은 너무 엄격한 어머니 탓에 정신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샬롯은 정신과 박사 제퀴스의 권유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거기서 자유와 사랑을 찾는다.

◇엘리자베스 스캔들(25일·1939년 작) = 평생 처녀로 영국을 통치한 엘리자베스 1세와 에섹스 공의 러브스토리. 베티 데이비스가 실제 여왕과 너무 흡사하다는 평을 받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거리의 공황(27일·1950년 작) = 잭 팰런스의 영화 데뷔작. 전염병이 도시를 공포로 몰아가는 사건을 파헤치는 작품. 살인자로 분한 잭 팰런스의 날카롭고 야수같은 악역 연기가 실감난다.

◇셰인(31일·1953년 작) = 고전 서부극의 걸작. 잭 팰런스는 주인공 셰인을 괴롭히는 새디스틱한 악당 총잡이 잭 윌슨 역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까지 올랐다.

△매주 월·화·목요일 오후 2시.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마산합포구 마산종합운동장 정문 맞은편 차량등록사무소 옆) △무료 △문의 055-293-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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