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미술의 대표단체인 한국미술협회경남지회와 한국전업미술가협회경남지회가 최근 비슷한 기간에 세코와 성산아트홀에서 아트페어를 열었다. 미술인들이 자신들의 생산품을 들고 나와서 직접 좌판을 벌인 것이다.

경남의 미술인들은 왜 아트페어를 개최했을까? 왜 직접 좌판을 펴야했을까?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생산품을 팔아야하는데,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미술품을 팔고 사는 시장을 만들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다가 같은 상품을 한곳에 모으는 시장의 전략처럼 그런 형식에 따라 아트페어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아트페어는 예상처럼 성황을 이루지 못했다. 시장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마케팅전략도 홍보전략도 부재했으며, 흥행도 실패했다.

일반적으로 제품 하나를 팔기 위해서는 홍보와 판촉 활동은 기본이다. 무엇보다 시장이 열리면 구매자를 불러 모으는 것이 우선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품을 사야하는 컬렉터는 오지 않았다. 이것이 기본적인 마케팅전략 부재를 증거하는 것이다. 결국 아트페어의 목적이 미술품의 판매이므로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에 부합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행사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사실, 경남의 미술시장은 참담하다. 이중가격, 호당가격의 만성화와 상업화랑의 부재로 작품은 거의 인맥에 의해 판매되고 있다. 가격체계는 생산자인 작가가 마음대로 결정하는 시장과 동떨어진 구조를 가졌고, 컬렉터가 화랑을 통해서 작품을 구매하기보다 작가와 직거래를 하다 보니 결국 작가들이 부르는 호가와 시장에서 유통되는 매매가가 엄청난 차이로 벌어지는 이중가격을 낳아 컬렉터로 하여금 시장을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연간 거래되는 미술품이 1000억 원을 넘는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금액이 오간다는 것은 작품이 지금도 거래되고 있으며 시장은 여전히 순기능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남의 많은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거래되지 않는 것을 힘들어한다.

아트페어는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테스트 베드다. 그래서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상품을 판매하는 고급 노하우와 매뉴얼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전략적 마케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절실히 경남도의 지원이 필요하고,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실업인가! 전업인가! 경남에서 그림을 그려서 먹고 산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지난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예술이 갖는 문화적 힘과 사회적 가치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남도라도 좀 나서서 그림 좀 사주이소!

/황무현(마산대학 아동미술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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