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아마추어 그리고 프로야구 초창기를 이끈 최고의 스타였던 '타격의 달인'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이 지난 9월 7일 암으로 세상과 이별을 고한 데 이어, 불과 일주일 후에는 '불세출의 에이스'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마저 암 투병으로 50대 나이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원년 프로야구의 출범을 직접 경험한 나와 같은 또래 사람들에게 두 사람은 단순한 야구 선수가 아니라 스타였다.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였다. 그들은 타석에서, 마운드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했고 또 자신만만했다.

장효조 전 삼성 2군감독과 최동원 전 한화 2군감독이 별세하면서 야구계 전반에 걸쳐 명예의 전당 건립과 야구박물관 건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시행할 계획이며, 현재 프로의 원로들과는 영상 인터뷰를 만들고 있고, 자료 등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한다. 팬들에게는 참 기쁜 소식일 뿐 아니라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야구에 대해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기쁨도 잠시 한편으로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것은 우리 예술계의 현실이다. 분명히 이전에 비해 우리의 예술 환경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각 지역에 전문 공연장이 들어서고, 문화재단이 설립되고 많은 행사들을 통하여 예술 활동 기회가 늘어났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나아가서는 우리지역 예술가들의 역사를 찾아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지역에 어떤 예술가가 있었고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알아보기에는 정보가 전무한 편이다. 그들에 대한 사료와 자료들은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 시립 도서관, 대학 도서관 한편에서도 이런 것들을 찾아보기란 쉽지가 않다. 분명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아서 아직 그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지금 시간을 놓치면 많은 원로 선배 예술가들의 예술작품과 예술 활동 자료들이 흐르는 시간 속에 그냥 잊히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우리나라가 선진 일류국가 반열에 오른다는 것은 경제와 정치 분야의 성공과 발전만으로는 부족하다. 문화의 선진화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자타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

   
 

문화의 선진화를 외치며 각계에서는 다양하고 많은 문화 활동들이 있었지만 이러한 행사들이 그때그때의 일회성 행사로 끝났던 것이 아닌지 뒤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 지역에서도 지역 문화예술 전반의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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