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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에 편육 얹어 후루룩

[경남 맛집] 창원 석전동 '마산올래국수'..돼지사골 제주 '고기국수' 경상도식 재현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1년 09월 01일 목요일

무릇 낯선 곳에 여행을 떠났다면 그곳의 토속 별미를 맛보는 것이 큰 문화체험이 된다. 특히 그곳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귀한 음식을 먹게 됐다면 여행에서 그만한 보람도 없을 것이다. 제주도를 찾으면 흔히 찾는 음식이 있다. 고등어, 갈치, 흑돼지? 특별하지 않다. 단체여행을 떠나든, 혼자 여행계획을 짜든 빠질 수 없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단골 메뉴다. 제주도 향토 음식으로 최근 알려지기 시작한 메뉴가 있다. 바로 '고기국수'. 육지에서는 고기라 하면 쇠고기를 가리키나, 제주에서는 당연히 돼지고기다. 제주도 서귀포를 중심으로 다른 지방의 잔치 국수처럼 경조사 때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전통국수인 고기국수가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주목받고 있다.

 

   
 
  /박일호 기자  

제주 고기국수는 돼지 사골을 우려낸 진한 고깃국물에 국수를 말아 편육을 얹어 먹는 음식이다.

사실 제주도 지역에서 고기 국수는 그리 특별한 음식은 아니다. 이는 한 동네에서 돼지를 잡고 난 후 남은 국물에 면을 말아 먹은 것을 유래로 만들어진 음식으로 간단한 식사 혹은 해장을 하려고 제주도 사람들이 흔히 즐겨 먹는 서민 음식 중 하나다. 그러나 바다를 건너 육지로 오면 돼지 사골로 우려낸 고기국수는 쉬이 그 맛이 떠오르지 않는 생소한 음식이다.

그런데 마산에 '올래 국수'라 하여 제주 고기국수를 대표음식으로 내세운 집이 있다. 마산에 그것도 도심 한복판에 제주도 토속음식인 고기국수 전문을 내세운 '배짱 좋아 보이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마산올래국수'를 찾았다.

마산올래국수는 지난해 10월 마산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제주도식 고기국수집이다. 이곳의 문연태(64) 사장은 지난해 7월 조카인 문혜정(45) 씨와 제주도 '올래 국수'를 찾아 고기국수 만드는 법을 직접 배워와 현지에서 먹는 국물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경남에 새로운 먹을거리가 없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돼지국밥을 많이 먹는 거예요. 그래 이거다 싶었죠. 그런데 조금 특별한 게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제주도 여행을 갔다 먹어본 고기국수가 생각났어요. 그래서 조카와 함께 제주도에 갔죠. 제주도의 유명한 고기국수 집을 들러 맛을 보았어요. 그리고 그중에서 경상도 사람들의 입맛에 맞을 것 같은 올래 국수에 가서 요리법을 전수해 달라고 부탁을 했죠. 설거지부터 시작해서 육수 끓이는 법, 편육 삶는 법 등을 배웠죠. 저는 육수를 전문으로 배우고 조카는 세부적인 요리법을 배웠죠. 한창 더울 때 가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투자도 많이 하고요."

   
 
  /박일호 기자  

맛이 궁금했다. 사실 몇 년 전 제주도에서 먹었던 고기국수의 진한 고기 냄새에 대한 기억 때문에 살짝 두렵다고 엄살을 부렸다. 문 사장은 일단 먹어보라고 자신 있게 권했다.

"올래 국수 집에서 비법을 전수해 왔지만 나름 경상도 입맛에 맞추려고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우선 제주도 국수는 면이 굵은데 우리는 얇고요, 국물도 담백하면서도 고기 냄새가 나지 않게 끓이는 방법을 연구했죠. 사골은 무조건 오래오래 끓인다고 진하고 몸에 좋은 육수가 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너무 오래 끓이면 오히려 몸에 해로운 요소가 나올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책도 찾아보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결국, 육수는 얼마나 정성을 들여 어느 정도로 끓이느냐가 핵심인데 이건 비법이라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모든 음식은 기본에 충실해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는 것을 알았죠."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의 넉넉한 그릇에 도톰한 편육이 올려진 고기국수가 나왔다. 잔파와 마늘, 참깨와 고춧가루가 국물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일단 편육을 맛봤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도 없고 텁텁하지도 않다. 일체 다른 소스에 찍지 않았는데도 입맛에 딱 맞는 촉촉하고 보드라운 살코기가 술술 넘어간다. 무엇보다 역한 고기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거부감이 없다.

돼지사골이라 기름진 육수를 연상했는데 육수가 정말 깔끔하고 담백하다. 뒷맛이 개운하기까지 하다. 며느리에게도 알려줄 수 없는 비법이라더니 그럴 이유가 있었구나 싶다. 국수에 편육을 얹어 후루룩후루룩 넘기다 보니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다. 해장으로도 그만이겠다 싶다.

"10개월 정도 장사를 해보니 단골이 많이 생겼습니다. 타지역 사람들도 관광 때 먹어본 고기국수가 생각났는데 비행기를 타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다며 찾아오고 이틀이 멀다 하고 속이 허전하다고 들르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럴 때 보람을 느끼죠. 사람들이 밀가루가 몸에 좋지 않다는 편견이 있는데, 밀은 원래 몸에 좋은 음식이에요. 키토산이 많이 들어 있어서 간에도 좋고 체지방 감소에도 도움이 되죠. 콜레스테롤도 낮추고요. 단 완제품을 수입하다 보니 유통과정에서 선입견이 생긴 겁니다. 요즘은 통밀을 수입해 우리나라에서 가공을 하죠. 그러면 밀의 좋은 것만 얻을 수 있어요. 삶은 돼지고기야 정말 보양식이죠. 특히 요즘처럼 환경오염이 걱정일 때 돼지고기만 한 게 없어요. 몸에 축적된 공해물질을 몸 밖으로 밀어내니까요. 사골국물은 또 어떻고요? 풍부한 단백질로 면역력도 높여주고 원기회복을 시켜주잖아요. 이 세 가지가 조합된 고기국수야말로 영양식입니다."

문 대표는 앞으로 고기국수집을 더 늘리는 것이 목표다. 제주도 향토 음식이지만 몸에도 좋고 경상도식으로 응용한 '고기국수'를 이 지역에 널리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메뉴 및 위치>

□먹을거리

△고기국수 6000원 △고기국수(소) 5000원 △촌 국수 2500원 △멸치 국수 3500원 △비빔국수 4000원 △들깨국수 5000원 △김밥 1200원 △감자찐만두 25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223-11번지. (055)253-5551. 일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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