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창원대학교 과학영재원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여름방학 특강이 있었다. 이 기간에는 음악을 비롯, 미술·문학·무용·창작 등 학생들을 위한 예술분야의 수업들이 진행됐다.

필자도 지난해에 이어 '음악에 나타나는 수학·과학 이야기'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얼핏 생각하면 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을 자랑하는 음악과 복잡한 계산과 수식 나열 등 딱딱한 이미지의 수학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수학자는 음악의 역사 첫 장부터 등장하며, 수학적 논리가 없이는 음악의 기초이론을 전개할 수 없다. 또 역사적으로 수학적 재능이 높은 영재들에게서 높은 음악적 재능이 발견된다. 특히, 음악을 비롯한 예술적 재능은 수리능력과 많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음악이 창의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연구도 많다.

미국의 뉴욕과학아카데미 연구팀은 초등학교 2학년 학생 144명을 대상으로 한 주에 한 번씩 1년 동안 피아노 레슨을 받게 한 후, 두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 패턴을 측정하고, 수학 시험을 치게 했다. 그 결과 피아노를 배운 학생 50%가 4학년생들이 풀 수 있는 수학 문제를 풀어냈고, 또 악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뇌량이 보통 아이들보다 커졌다.

전문가들은 음악은 풍부한 상상력과 섬세한 감성을 표현해내는 우뇌의 영역에 속하지만, 수학의 논리적 지능을 지배하는 좌뇌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피아노 작품은 오른손과 왼손이 각각 다른 음들을 동시에 치도록 요구하는데, 이것은 양쪽 뇌를 동시에 움직이도록 훈련시키는 것과 같다.

각자 다른 정보를 동시에 받아들여 파악하고, 다시 각각의 손에 다른 지시를 내려야 하는 과정 자체가 머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일이므로 머리를 좋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음의 높낮이나 박자는 수학적인 규칙에 따라 변하므로 음악 감상을 하며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뇌를 자극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고든 쇼 박사에 따르면 어린 학생들은 수학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비례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특히 어려움을 느끼는데, 음악 훈련이 뇌의 하드웨어를 개선해 이런 능력을 길러 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수학과 물리학 분야의 뛰어난 천재들도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경우가 많다. 아인슈타인이 바이올린 연주회를 열 정도로 훌륭한 연주 실력을 가졌다는 건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이처럼 음악 공부는 뇌의 기본 능력을 활성화시켜 감성을 기르는 동시에 수학 영역을 개발하는 활동이 되는 셈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음악이 예술이 늘 곁에 있다면, 일상 생활에 능률이 향상되리라 생각한다. 학업에 직장에 지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그저 늘 자주 접하고, 음악 나아가 다양한 예술 활동과 친근해 져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우리의 삶을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하여 줄 것이니 말이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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