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은 1962년 단편 <입석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객지> <삼포가는 길> <한씨 연대기> 등의 작품을 통해 리얼리즘 미학의 정점을 보여준 작가다.



40년 가까운 세월동안 문학뿐 아니라 사회·정치적으로도 파란의 연속인 삶을 살아온 그가 낸 어른을 위한 동화 <모랫말 아이들>은 산업화 사회가 낳은 여러 가지 모순점을 준엄히 꾸짖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견지하는 그의 작가성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책은 10개의 서정성 짙은 짧은 이야기로 구성됐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 서울 한강변의 모랫말. 전쟁의 상흔이 짙게 남은 그 곳에서 작가의 분신으로 보이는 소년 수남이가 화자가 되어 모랫말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근대화과정을 거쳐온 이 땅의 중장년층은 책속의 땅그지 춘근이,곡마단의 수줍은 어린 남매, 혼혈아 귀남이, 전쟁때 파편맞은 상이군인, 기지촌 양공주 등의 삶과 애환을 읽으면서 아련한 유년의 기억으로 달음질친다. 황석영 지음. 152쪽. 문학동네.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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