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납니꺼] 창원 팔룡동 농산물 도매시장..수박 제치고 여름 대표과일 등극

"요즘 반찬 뭐해서 드세요?" 마땅한 제철 음식이 없다.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주부들은 장을 둘러봐도 마땅히 손이 가는 반찬이 없다고들 걱정이다. 더위에 입맛도 없어 음식을 해봐야 맛있게 먹기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남은 음식도 쉬 보관하기도 어렵고 이래저래 요리할 맛 안 나는 계절을 지나는 중이다. 이럴 땐 한껏 물이 오른 제철 과일이라도 제대로 챙겨주고 싶은 것이 가족을 생각하는 주부의 마음일 터. 지난 16일 오전 창원 팔룡동 농산물 도매시장을 찾았다. 새벽 한차례 바쁜 손길이 오갔던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드문드문 과일 가게가 백열등을 켜 놓고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

◇제철 맞은 복숭아 수박보다도 인기 = 아기 엉덩이 같은 통통히 살이 오른 뽀얀 껍질을 드러낸 복숭아가 지천이다. 잦은 호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최근 여름철 대표 과일이 수박에서 복숭아로 옮겨졌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정말 복숭아가 풍년이다.

     
 

4.5kg 한 상자 안에 열 개 남짓한 어른 주먹만 한 크기 복숭아가 먹기 좋게 놓여 있다.

"이거 얼마예요?", "2만 3000원입니다", "우리 동네 시장보다 비싼 거 같은데 왜 그래요?"

과일가게 주인과 더 싼 가격을 기대하고 온 한 아주머니의 대화가 오가고 있다.

"신백하고 미백이 있는데 신백은 신맛이 강하고 미백은 단맛이 강해요. 미백이 훨씬 맛있고 값도 더 나가요. 동네에서 보신 것은 신백이겠지요. 우리는 도매인데 그리 말씀하시모 섭섭하지요."

"단단한지 모르겠네요?" 하며 복숭아에 손을 대려 하자 손사래를 친다.

"눌리면 안 돼요. 바로 멍들어 버린다니까. 어제 가지고 온 것 보이소. 이건 절반값도 못 받는다. 어제 가지고 온 거는 1만 5000원에 가져가세요."

깔깔한 껍질 때문에 박박 씻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복숭아는 물에 닿으면 당도가 떨어진단다.

"복숭아는 물이 들어가서 좋을 것이 없어요. 요즘 미백 복숭아들은 다 종이로 싸서 길렀기 때문에 뭐 씻을 필요도 없어요. 그냥 칼로 살살 껍질을 벗겨 내면 되지. 꽃 포장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두면 오래오래 먹을 수 있어요. 그래도 먹기 전에 살짝 실온에 두어야 당도가 그대로 유지돼 맛이 좋습니더. 너무 차가우면 오히려 단맛이 떨어져요."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 한 상자를 바구니에 담았다.

◇수분 많은 오이, 여름에 제격 = 끼니때마다 반찬 걱정할 때는 밑반찬을 만들어 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요즘 밑반찬 할만한 제철 채소는 뭐가 있어요?", "여름에는 깻잎이랑 오이가 최고지."

온실이나 비닐하우스를 통해 연중 재배되어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사실 오이의 제철은 여름이다. 오이는 100g당 열량이 9kcal밖에 되지 않는 데 비해 수분이 97%나 함유되어 있어 갈증을 느낄 때 섭취하면 좋은 식품이다.

"오이를 고를 때는 굵기가 끝까지 일정하고 굽은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이 좋은 깁니더. 단단하고 표면에 윤기도 없고 가시를 손으로 만졌을 때 아픈 것이 싱싱한 거고. 오이지를 담글 거면 연한 색깔을 띠는 도톰한 놈으로 사가시고."

그런데 오이에도 상극이 있다. 오이에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성분인 아스코르비나이아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다. 보통 무와 함께 오이를 섞어 요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와 오이를 함께 섞게 되면 무 속에 있는 비타민 C가 많이 파괴되기 때문에 섞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단다.

◇깻잎, 영양도 맛도 지금이 최고 = 요즘 한창 많이 나오는 채소는 깻잎이 있다. 깻잎은 철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철분이 많기로 유명한 시금치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이는 쇠간과 맞먹는 양으로 깻잎 30g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양이 공급되는 셈이다.

"깻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을 내는 성분이 방부제 역할을 한다네. 그래서 생선회랑 먹을 때 꼭 깻잎을 같이 먹는 거라. 그러면 식중독도 예방된다고 하데요. 또 몸에 있는 염분도 다 빼낸다고 하니까 간장에다 양파랑 당근, 밤 등을 넣어 깻잎 장아찌를 해도 좋고, 고기나 생선에 싸 드시소. 지금이 제일 맛있는 것이라."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