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담배 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나의 코는 담배 냄새에 특별히 민감하다. 담배냄새를 맡는 내 코의 능력은 하루에 3번 정도 발휘되는데, 첫 번째 능력발휘는 수업시간에 있었다. 선생님께서 들어오시자 마자 몇 년은 묵은 듯한 담배냄새가 선생님의 옷에서 풍긴 것이다. 담배냄새가 강하게 나는 것을 보아하니 수업 들어오시기 바로 전에 담뱃불을 끄고 오신 듯했다.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골마루에서도 선생님들께서 담배 피는 모습은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이런 모습을 볼 때면 과연 저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지 말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두 번째 담배냄새는 점심시간 창문을 통해 났는데, 위층 음악실에서 3학년 남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담배 피는 사람이 3학년이다 보니 1학년인 우리는 담배 냄새를 맡으며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들과 음악실의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세 번째 담배냄새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에서 맡을 수 있었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교복을 입고 있는 우리는 뻔히 보면서 담뱃불을 끄지 않으셨다. 뒤쪽으로 부는 바람 덕분에(.) 뒷좌석의 우리는 담배연기를 다 맞을 수밖에 없었다.
담배연기는 비흡연자들에게 적잖은 불쾌감을 주고, 간접흡연의 나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청소년들이 담배 피는 모습을 볼 경우, 시각적으로 자극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담배를 끊으라고 강요할 순 없다. 다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기호를 추구하는 것을 바랄 뿐이다. 청소년들의 흡연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담배를 멀리 할 수 있는 환경은 제대로 갖추어진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흡연자들이 다른 사람들(특히 청소년들)을 생각한 다음 자유를 찾았으면 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