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난에 두살배기 딸과 생이별
진주경찰서 끈질긴 노력에 상봉

15년 전 가난 때문에 헤어진 모녀가 경찰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상봉했다.

대구에 살고 있는 한모(여·42) 씨는 10일 오전 진주경찰서로부터 딸을 찾았다는 전화를 받고, 한 걸음에 진주로 달려갔다. 이날 오후 3시 진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사무실에서 딸을 만났다. 한참 동안 말없이 딸의 손을 만지작거리던 한 씨는 "지금까지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고 중얼거리며 또 눈물을 흘렸다. 엄마도 딸도 울었다. 옆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경찰관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한 씨는 15년 전 당시 2살이던 딸과 함께 진주에서 살았다. 그러나 가난에 찌들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어린 딸을 이웃집에 맡겨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기반을 잡으면 꼭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그 약속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딸과 헤어진 지 5년 정도 지났을 무렵, 딸을 찾으러 나섰다. 그런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했던가. 딸을 맡았던 이웃집이 이사를 가 찾을 수 없었다.

최근 사춘기 잦은 가출 등으로 거리를 배회하던 한 씨의 딸을 보호하고 있던 경찰관은 상담 중에 10여 년 전에 엄마와 헤어지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엄마를 찾아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 양의 엄마도 한 씨 성을 사용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제 공부상 열람 후 통신사에 휴대전화 가입 여부를 확인했지만,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란 옛말처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이 셀 수도 없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경찰관의 끈질긴 노력으로 결국 한 양의 엄마를 찾는 데 성공하게 된 것이다.

한 씨는 "이제 여한이 없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경찰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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