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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을 들기 전] 한식세계화 성공했으면 좋겠는데…

대부분 국내·특정지역 위주 사업진행전 세계 한식당 메뉴 향상 우선 돼야

김영복 연구가 webmaster@idomin.com 2011년 08월 04일 목요일

한양대 사회교육원과 경남대 경영대학원에서 1970~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던 재래시장 떡집 사장들에게 떡의 현대·대중·세계화라는 3대 목표로 떡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교육을 한 적이 있다.

교육을 마친 전국에서 모여든 떡집 주인들의 떡집 매장에는 호박·쑥·맨드라미가루 등 천연색소를 이용한 다양한 모양과 기능성 떡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2005년 가을 떡집 주인들인 수강생과 수료생들과 함께 떡판과 떡메를 비행기에 싣고 뉴욕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떡메치기, 송편 빚기 등 퍼포먼스를 하면서 뉴욕과 뉴저지 주의 떡집 주인, 식당 주인들에게 한국 떡의 노하우 전수는 물론 한국 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강연·전시 등을 했다. 이후 뉴욕은 물론 한인들이 모여 사는 미국의 주요 도시마다 순회를 하며 한식세계화를 위한 행사를 했다.

정부의 보조 없이 자비를 들여가며 몇 년을 외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개인의 생활은 거의 파산지경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고맙게도 2009년 5월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식 세계화추진단' 발족식이 열리고 명예회장에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추대되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특히 정부의 관계 장·차관은 물론 학계 심지어 연예인까지 앞장서고 정부 예산이 수백억씩 책정되는 것을 보고 뭔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뿌듯했다.

그러나 막상 정부의 한식세계화 예산이 책정되자 한식의 표준화, 계량화를 문제 삼으며 세계화 되지 않았다고 호들갑을 떨고 한식당 개선자금 지원 대상에 전통한식이라고 보기 어려운 양념치킨업체가 포함되는 등 한심하기 그지없다.

특히 한식세계화 사업 및 예산이 대부분 국내 또는 특정지역의 행사 위주로 진행됐다. 전 세계에 약 20여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장 조오지, 유명 푸드쇼 'Top Chef'의 인기 요리장 엔젤로 소사 등을 수억 원씩 들여 초청해 행사를 하는가 하면, 한식재단이 예산을 받아 제일기획에 위탁, 올해 초 뉴욕 맨해튼 레스토랑 반에서 연 떡국 행사는 약 3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지만 외국인이 아닌 한국교포 약 150명을 모아 놓고 잔치를 했다고 한다.

물론 성과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장 조오지는 뉴욕 매장인 페리스트릿과 머서키친에서 고추장 버터 스테이크와 김치 핫도그를 각각 선보이고, 엔젤로 소사가 레스토랑 소셜이츠에서 대표 인기 메뉴로 비빔밥 버거 등을 퓨전화 시킨 한국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7월 12일 한식 세계화사업은 국가브랜드가치 제고를 위한 국가정책산업으로 중장기 전략에 근거해 다양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 중으로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연 이런 것만 가지고 한식세계화의 성공을 말할 수 있을까?

캐나다 밴쿠버의 한식당 주인은 "수십 년 전 이곳에 와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야말로 한식세계화 최일선에 있다. 정부가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한식당의 메뉴를 개량시켜주고 격려를 해 주는 것이 바로 한식세계화를 앞당기는 일이다. 정부가 한식세계화를 외칠 때마다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마저 들어 뉴스 자체를 외면한다고 한다"고 말한다. 중국은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중국식당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모국에 초청해 세계중식요리경연대회를 열며 격려를 하고 있다.

   
 

2009년 한식재단이 설립되고, 올해에는 국제한식문화재단이 설립되었다. 그러나 한식세계화는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꺼져가는 불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한식세계화 기왕 시작한 일이니 꼭 성공했으면 한다.

/김영복(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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