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6) 권무진 산청군청 도로담당 계장

산청군 내에 산청군에서 관리하는 지방도를 비롯해 군도 농어촌 도로가 무려 800km에 이른다.

800km에 달하는 도로를 관리하는 실질적인 책임자가 바로 산청군청 건설과에 근무하는 권무진(53·토목직 6급) 도로담당 계장이다. 그는 산청군 내 도로가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을 줄까 봐 도로 관리에 심혈을 쏟고 있다.

그가 기술직인 토목직 공무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전공에 맞게 직장을 찾다가 기술직 공무원으로 들어오면서부터다. 그는 1979년 5월 산청군 시천면에서 공무원으로 첫 발을 내디딘 것이 올해로 32년째 군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권무진 산청군청 도로담당 계장. /한동춘 기자

모든 공무원이 맡은 업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특히 권 담당은 주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도로를 관리하다 보니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권 담당은 어떻게 하면 산청군 내 산재해 있는 각종 도로를 이용하는 주민과 외지인들에게 불편을 덜어줄까 항상 고민한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눈이 조금만 오더라도 모든 것을 뒤로하고 직접 현장에 나가 불편 사항들을 점검할 만큼 열정적이다.

그의 열정적인 도로 관리에 힘입어 산청군이 경남도에서 평가하는 도로 평가에서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우수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32년 동안 기술직 공무원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권 담당이 좌우명처럼 여기는 것은 '완벽 시공'이다.

권 담당은 "각종 건설 공사 시공 때 부실시공으로 하자가 발생하면 기술직 공무원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부실시공은 재시공을 시켜서라도 완벽시공을 해 주민들이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때 많은 비로 말미암아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보았을 때 정신없이 힘들었다"는 그는 "교량과 도로 등을 개설해 개통할 때 주민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기술직 공무원으로서 제일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모든 사람이 일상생활을 할 때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도로다. 따라서 도로를 관리할 때는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정성이 필요하다.

권 담당은 "도로를 관리할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은 노면과 축구(築構)"라며 "노면이 고르지 못하면 사고 위험이 있고, 특히 축구가 제대로 정비가 안 되면 집중호우 시 침수와 유실 등의 우려가 있어 도로 노면과 축구 관리가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대부분 지자체에서 도로의 유지 보수보다는 개설하는 데 많은 예산을 들였다. 이제는 도로 개설도 중요하지만 개설된 도로를 어떻게 제때 유지·보수 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기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권 담당은 "현재 도로 개설에 투입되는 예산보다 도로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예산이 3%밖에 미치지 못해 도로의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유지·보수 예산을 도로 개설 예산의 10%까지 올려 도로의 유지·보수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도로 유지·보수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여기다 그는 "도로를 관리할 때 공무원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도로를 이용하는 이용자들도 조금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과적 차량을 비롯해 굴착기 등 궤도식 바퀴를 사용하는 중장비들이 도로를 주행할 때 도로 파손이 심하게 발생하므로 이러한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2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해온 권 담당에게 항상 즐겁고 기쁜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94년 불의의 사고를 당해 2개월여 동안 병원에 입원하며 사투를 벌인 그에게 그 당시 많은 사람이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할 만큼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을 받은 때도 있었다.

힘든 나날을 참아 낸 그는 "공무원 생활을 하는 동안 주민들에게 봉사하며 퇴직하는 것이 최대의 영광"이라며 "퇴직 후 고향에서 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봉사하고 남은 삶을 살아가고 싶다"며 작은 소망을 밝혔다.

오늘도 세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주민들이 도로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까 걱정하는 그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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