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시험에서도 신세대 수험생들을 겨냥해 영화나 스포츠중계 등을 소재로 한 문제나 기상도.지도.사진.그림 등을 곁들인 이색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또 최근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시사성 있는 문제나 실생활을 소재로 한 문항도 많이 나왔고 삼행시 등 신세대들에게 친숙한 방식을 동원해 올바른 우리말 사용이나 전통적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우려는 문제들도 눈에 띄었다.
먼저 1교시 언어영역의 경우 듣기 1번 문항은 번역된 문학작품의 국어 오용문제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대화내용을 제시하면서 유사한 잘못을 저지른 보기를 고르도록 해 최근 신세대들의 잘못된 우리말 사용 실태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수험생들이 가장 애를 먹은 듣기 2번의 경우 국내 한 사찰의 지도를 제시하고 관광안내원의 안내멘트를 들려준 뒤 1시간후 만나야할 장소를 물었다.
이 문제는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과거 유사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된 적이 없는데다 지도와 방송내용을 종합적으로 연계해 풀어야만 정답을 골라낼 수 있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당황했다.
듣기 3번 문제는 내년 월드컵경기의 개최상황을 가정해 TV중계실황을 들려준 뒤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말하기 방식에 관해 물어 눈길을 끌었고, 9~10번 문항은 최근의 국제상황을 반영하듯 국제분쟁의 해결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출제됐다.
11번 문제는 `가족애'를 소재로 삼행시를 짓도록 함으로써, 최근 유행했던 삼행시라는 방식을 통해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들에게 인간과 가족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일깨우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태준의 `복덕방'에서 발췌한 지문을 희곡으로 각색할 경우 독백으로 처리할 부분을 묻거나, 이범선의 `오발탄'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지문을 제시한 후 감독이 연기자들에게 주문할 사항을 묻는 등 문학작품에 대한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도 눈에 띄었다.
2교시 수리영역에서도 기본 공식이나 개념을 이용한 교과서적 문제 외에 교과서나 기존 참고서에서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포함됐다.
특히 수리영역에서는 각 문제마다 여러 개의 보기를 제시한 뒤 이중 특정개념에 맞거나 옳은 것을 모두 고르도록 하는 유형의 문제가 많아 정답을 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적분의 정의를 이용한 함수문제인 인문계 7번 문항은 기존의 유형과 달리 주어진 값을 함수에 대입해 상수를 구하도록 요구했고, 12번 수열은 무리수의 소수부분만을 먼저 제시한 뒤 수열의 규칙성을 찾도록 요구하는 문제였다.
3교시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중 인문계 73번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투표율을 나타내는 만화와 그래프를 곁들여 현대정치 과정의 특징을 묻는 문제가 나왔고, 72번은 테러에 대한 두 사람의 논쟁을 담은 지문을 제시해 시사성을 가미했다.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서울시내의 주차난에 수요.공급의 경제원리를 적용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의 문제(인문계 54번)도 출제돼 수험생들이 교과서외적인 사회문제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가를 측정했다.
이밖에 우리나라 주변의 일기도(인문계 15번), 한류(韓流) 열풍이나 유전자 변형식품에 관련된 지문(자연계 2번), 고려청자를 비롯한 문화재 사진(인문계 37번) 등 다양한 소재나 재료 등이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4교시 외국어 영역중 듣기 17개 문항은 주로 운동경기나 물건 구입, 방송프로그램 내용 등의 상황을 설정해 수험생이 들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묻는 비교적 평이한 문제들이 나왔다.
41번 문제는 우리나라의 쌀 총생산량과 1인당 소비량을 나타낸 표를 제시한 뒤 표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보기를 골라내는 문제였고, 22번은 여러가지 상황속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영어 문장을 우리말로 옳게 번역한 것을 고르도록 해 단순암기가 아니라 상황과 연계한 종합적인 이해력을 테스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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