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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통 장어야, 여름 더위를 부탁해

산란 전 여름~초가을 맛 절정땀으로 빠진 기력보충에 도움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1년 07월 21일 목요일

한낮의 태양 아래서는 저절로 눈이 감긴다. 쓰고 나온 뿔테 안경이 열기에 녹아내릴 것 같다. 수시로 물을 챙겨 먹지 않으면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이럴 때는 한 끼만 굶어도 어질어질하다. 제대로 챙겨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샘솟는다. 초복 때 삼계탕으로 여름에 맞설 전의를 다졌다면 중복으로 가는 길목에서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장어로 몸을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 싱싱한 장어를 만나러 21일 이른 아침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을 찾았다.

     
 

어시장 입구에 자리한 장어도매집. 3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수족관 안에 살이 통통히 오른 장어가 빼곡히 차있다. 공간을 찾아 힘차게 꼬리를 움직이며 활개를 치고 있다.

주인은 곰장어(먹장어) 손질에 손길이 분주하다. "서울서 주문이 와서 손질해서 빨리 택배로 보내줘야 합니더. 다른 것 먼저 사오소. 손질해 놓을 테니. 어떤 거 손질해 놓을까요?"

"얼만데요?" "국거리는 1kg에 1만 3000원, 꼼장어(곰장어)는 1kg에 2만 7000원이라. 꼼장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3만 원 받았는데 가격이 좀 내렸어요."

"장어국 끓이게 손질 좀 해주세요. 어떤 게 좋은 거예요?"

"등 빛깔이 진하고 윤기가 있는 것이 좋제. 진한 흑색이랑 다갈색을 같이 띤 걸 고르는 게 좋다. 생선은 눈 보면 안다 아이가. 다른 생선 맹키로 눈이 맑고 투명한 거 고르면 된다. 다른데 갔다 오소. 퍼뜩 해 놓을게."

예로부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유럽에서도 몸을 보해 주는 음식으로 즐겨 먹는 장어. 특별한 계절이나 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나가기 때문에 산란기 전인 여름에서 초가을까지가 맛의 절정이다. 이는 장어의 생태를 보면 알 수 있다. 깊은 바다에서 부화한 뱀장어는 하천이나 호수에 올라와서 살다가 산란기가 되면 몇 날 며칠을 먹지 않고 축적된 영양분을 가지고 다시 산란지인 심해로 돌아간다. 바로 이때가 장어의 영양분이 가장 풍부하고 맛이 좋은 것. 이 때문에 여름철 땀으로 빠져나간 기력을 보충해주는데 그만이다. 장어에는 단백질과 지방은 물론 비타민A, 철, 인 등이 매우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장어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A는 달걀 10개, 우유 5ℓ에 포함되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곰장어 손질이 끝났다. 껍질이 벗겨나간 장어는 여전히 꿈틀거리며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곰장어를 담고 나서 주인은 택배기사를 부른다. 벗겨 낸 껍질도 따로 포장한다.

"이건 왜 따로 쌉니까?" 택배기사의 물음에 "구워먹기에는 껍질이 더 맛있다. 3kg 손질하면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데 껍질도 얼마나 맛난데. 기다리소. 서울 양반이 그래도 마산 장어 맛을 잊지 못해 멀리서 주문했는데. 맛나게 먹을 수 있게 이것저것 챙겨줘야지."

손질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시장을 한 바퀴 돌았다. 살이 껍데기 밖으로 불거져 나올 정도로 살이 통통히 오른 전복이 제법 눈에 띈다. 전복도 다른 생선처럼 크면 클수록 맛있단다. 3마리에 1만 원이라는데 크기에 대비해서는 비싼 편이 아닌 듯하다.

"손질은 어떻게 해요? 얼음 포장 해주시죠?", "집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립니까? 얼음포장 해주어야지. 손질하는 거 억수로 간단하다. 손질해 가는 것보다 먹을 때 손질하는 게 더 싱싱하다. 요래 살아 안 있나. 새댁들은 지레 겁부터 먹는데 살 부분을 솔로 살살 씻은 다음에 앞에 얄상한데 그쪽으로 숟가락을 넣고 위아래로 왔다갔다하면서 파면 내장까지 싹 분리된다. 두툼한 쪽부터 하면 절대 안 돼. 그게 핵심이다. 딱딱한 주둥이는 잘라내고. 보면 알 수 있다."

전복죽은 몇 번 끓여봤지만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죽이 되는지 슬쩍 물었다. "양파도 좋고, 당근도 좋고, 표고버섯도 좋고, 채소 많이 넣어서 끓이모 더 맛있지. 참기름에 달달 볶는 것도 정성스레 하고. 뭐 그래먹으모 되지."

햇고구마가 벌써 나왔다. 크기는 작지만 밤 고구마란다. 한 바구니(1.5kg)에 5000원. 뽀얀 껍질을 드러내 군침이 절로 돌게 하는 복숭아도 눈에 띈다.

장어 도매집으로 다시 왔다. 계산을 하는데 주인이 말을 거든다. "복숭아 샀네. 우짜노. 복숭아랑 장어는 상극인데. 장어 먹고 바로 복숭아 먹으모 설사해요. 오늘은 장어 먹고 내일 복숭아 드셔야겠네." "장어는 뭐하고 궁합이 맞아요?", "생강이지. 생강이 비린내도 잡아주고 소화도 잘되게 합니더. 맛나게 드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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