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3) 따오기 복원하는 김종원 창녕군 농촌지도사

30년 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의 복원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창녕군 공무원 김종원(54·농촌지도사) 씨.

"노랫말에 등장할 정도로 흔한 새였던 따오기는 안타깝게도 환경오염과 먹이 감소, 포획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말 이후 자취를 감추고 말았죠. 따오기 복원에 반드시 성공해 우포 하늘을 날아다니도록 할 것입니다."

김종원 씨는 1981년 함안군에서 공직 첫걸음을 시작해 1997년에 창녕군으로 특별 임용됐다. 따오기 업무는 신설된 '따오기 담당'으로 2008년 7월 발령이 나면서부터 현재까지 맡아오고 있다.

김종원 창녕군 농촌지도사가 따오기를 돌보고 있다. /창녕군

따오기는 2008년 10월 람사르 총회를 앞두고 우포늪에 도착했다. 전세기와 무반동차량을 통해 우포늪에 도착했으며, 수송 경비만 8000만 원이 들 정도로 '귀하신 몸'이었다. 당시 따오기가 국내에서 사라진 지 30여 년이나 됐고, 따오기 복원에 성공한 나라가 중국, 일본 두 나라밖에 없었으며,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만큼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경북대와 MOU를 체결하고 중국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파견된 사육사 2명과 함께 복원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5월 세계 세 번째로 따오기 부화에 성공하며 주위의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김 씨는 산란에서 부화 후 6주까지 약 2~3개월 동안 직원들과 따오기복원센터에서 간이침대 생활을 하며 24시간 근무체제로 따오기를 관리하고 케이지와 부화장을 모니터링 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2009년 부화에 성공한 4마리 중 애지중지 키워놓았던 건강한 첫째 따오기가 강한 돌풍으로 말미암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넷째 따오기는 면역력 저하로 숨진 것이다. 지금은 패널을 설치해 돌풍에 대비하고 있다. 2009년 경북대와의 계약이 끝나고 연말에는 중국 사육사들이 자국으로 돌아갔다. 2010년부터 직접 운영에 들어갔으나 사계절 사육 관리와 번식 기술을 모두 습득해 관리와 증식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치 않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번식기에 수컷의 체력이 갑자기 떨어져 버린 것이다. 세계에서도 예가 없는 한 쌍으로 복원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한쪽만 이상이 생겨도 사업 존폐가 위협받는 일이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다행히도 2009년에 이어 두 마리가 부화에 성공했다.

세 번째 위기는 2010년 말에 찾아왔다. 조류인플루엔자다. 12월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는 올 4월까지 지속했다. 김충식 창녕군수도 날마다 따오기 걱정을 할 정도였다. 따오기 담당 직원들은 그야말로 초비상이었다. 김 씨는 방역기를 설치하고 센터 내외를 매일 소독했으며, 최대한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자 전 직원과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설 명절에도 제사만 잠시 지내고 복귀했다.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듯이 조류인플루엔자의 위기를 이겨낸 올해 8개 알 중 7마리가 부화에 성공하는 경사를 맞았다.

따오기는 알을 꺼내면 다시 알을 산란한다. 2009년과 2010년에는 3차에 걸쳐 산란을 시도했으나 올해는 2010년을 교훈 삼아 산란을 두 번만 시도해 따오기의 체력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 알을 꺼낸 후 3차 산란을 예방하고자 전에 낳은 무정란에 실리콘을 넣어 산란한 알과 똑같은 무게를 만들어 넣어놓은 것이다.

김 씨는 2009년은 배우는 시기, 2010년은 자체 기술과 접목하는 시기였으며, 올해는 노하우를 축적해 자체 설명서를 완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방문을 통해 야생 방사를 위한 대비를 하고 있다.

2008년 10월 람사르 총회 때 들어왔던 따오기 한 쌍(룽팅, 양저우)은 현재 13마리로 불어나 대가족을 이루었다. 김 씨의 꿈은 따오기 개체수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늘려 우포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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