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집·장편소설 차례로 펴내

진주에서 태어나 부산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경상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이듬 씨가 책 두 권을 비슷한 시기에 냈다. 그간 <별 모양의 얼룩> <명랑하라 팜 파탈> 시집 두 권을 냈으니 '시인'으로 불러 마땅하겠다. 그런 그가 세 번째 시집으로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말할 수 없는 애인>을 묶어 내놓은 것만 보자면 이제 시인으로서 완숙미를 갖춰가겠구나 짐작이라도 해볼 만하겠다. 그런 그가 이번엔 <블러드 시스터즈>라는 장편소설을 펴냈다. 80년대 후반을 살아낸 여대생 이야기인데, 흔한 '후일담'류는 아니다. 오히려 80년대라는 시대 배경은 작가 경험에서 차용한 것으로, 아스팔트 위를 질주했던 '독재타도' '직선쟁취' 구호와 그 이후의 민주화 요구라는 공적 영역이 부모 중 한쪽으로부터 버림받은 사적 영역의 모순과 교차하면서 작품 속 긴장감을 드높이는 장치이기도 하다. <블러드 시스터즈> 238쪽, 문학동네, 1만 원. <말할 수 없는 애인> 199쪽, 문학과지성사, 7000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