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2) 함안군 농업기술센터 심재동 농촌지도사

자유무역의 조류가 농산물 교역에도 예외 없이 밀어닥치는 바람에 우리 농업은 무한경쟁 체제에 놓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 생명공학기술, 새로운 지식의 축적과 활용 등으로 고부가가치 농업을 개척하면서 인적 자본을 비롯해 지식·기술·정보의 중요성이 급격히 증대한 것이 사실이다.

"현대 농업이 세계무대에서 무한경쟁 체제에 던져진 이상, 지금은 선진 기술의 빠른 보급을 통해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농업 경영 전략과 농산물 생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바로 정보죠. 앞으로 농업 경영 성패도 기업 경영처럼 누가 더 빨리,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정보문화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비롯한 프로그램 개발 부문 농촌진흥청장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소유한 함안군 농업기술센터 심재동(54·농촌지도사·사진) 씨는 함안군에서 일명 농업정보 전도사로 통한다.

1977년 고향인 함안에서 공직을 시작한 그는 급변하는 농업 여건을 일찌감치 감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다. 특히 세계의 거센 시장 개방 확대 요구 앞에서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효율적인 이용이 우리 농업의 전망을 밝게 해 줄 것으로 확신한 것이다.

그는 PC 보급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1990년대 초 군청 행정과 정보담당으로 근무하던 시절, 정보관련 지식을 부단한 노력으로 축적, 발전시켜 이후 농업기술센터 경영정보 업무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농업에 정보라는 개념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농촌에는 인터넷 활용률이 높지 않았던 95년, 그는 전국 최초로 원격영농 시스템을 설치해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해결하는 길을 마련했고, 여기에 무려 2만 5257명의 농민이 참여하는 대호응을 나타냈다.

이에 힘입어 현재 농기센터 홈페이지의 전신인 지역농업정보센터 '함안텔'을 전국 1호로 개통·운영함으로써 선진 농업기술을 보급하고, 농민 간 상호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를 열었다. PC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본다면 대변혁인 셈이다.

업무에 대한 자긍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심 씨는 행안부에서 주관한 '농업의 정보화 평준화 사업 공모전'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직접 방문해서 사업설명회를 한 결과, 전국 최초로 2002년과 2003년 연속으로 군북면 월촌과 칠북 2개 지역에 정보화 마을 조성사업 확정을 받고 추진하게 됐다.

또 휴대전화가 보급되던 시점에서는 SMS 문자메시지로 농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지원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찾아오는 고객' 중심에서 '찾아가는 정보 전달'로 행정 서비스 문화를 전환, 농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2008년에는 농촌진흥청에서 국비를 확보해 '농업인 정보화 전문교육장'을 설치, 함안 쇼핑몰 참가 농가를 중심으로 마케팅 기법과 전자상거래 등에 관한 e-비즈니스를 해오고 있다. 더불어 쇼핑몰 활성화를 위해 조직 내 유경험자가 구성원을 1대 1로 첨삭 지도하고 조언해주는 교육 방식인 '멘토링 교육'을 도입했다.

이 밖에도 이야기 농업학교를 개설,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한 마케팅 전문교육을 담당하고 UCC를 제작, 쇼핑몰 참여 농가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사이버농가 경영 자문을 통해 소득 1억 원 이상의 다섯 농가를 선정, 이들의 경영방식을 치밀하게 분석해 벤치마킹 자료로 활용하는 등 그의 창의적인 발상과 현장 적용은 지금도 휴식이 없다.

심 씨의 지침 없는 에너지원은 항상 긍정적인 생활 방식에 있다. 그의 얼굴에서는 그늘을 좀처럼 발견하기 어렵다. 자연스레 자리 잡은 웃는 표정과 쾌활한 목소리, 개방적인 성격은 그의 나이를 의식하지 못할 만큼 생동감을 준다. 그 덕택에 그가 몸담은 부서도 늘 긍정적인 활기에 차 있다. 그러한 활기는 곧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농업 행정으로 이어진다.

심 씨의 꿈은 지역의 모든 농민이 '세계 농산물 시장 개방'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어 억대의 부농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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