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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과 돈가스의 오묘한 만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가야밀면 밀돈 돈까스'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1년 06월 30일 목요일

'밀면과 돈가스의 만남'이 과연 자연스러울까?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시원하고 매콤한 음식이 생각나는 요즘,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찾아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가야밀면 밀돈 돈까스'. 엄밀히 말하면 비빔밀면과 돈가스의 조화였다. 양념이 넉넉한 비빔밀면 위에 오이와 달걀 등 고명이 올라와 있고, 그 위에 노릇하게 구워진 돈가스가 놓여 있다.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하지?'라고 궁금증이 이는 차에 먹는 요령이 적힌 안내문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밀돈'을 받으면 돈가스를 살살 옆으로 밀어낸 뒤 비빔밀면을 비빈 다음 돈가스를 비빈 밀면에 돌돌 말아 먹으면 된단다.

양파 등 천연재료 숙성시켜 특별한 비법으로 만든 밀돈

3년 전 이 곳에 문을 연 박경희(40)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산에서 자라면서 밀면을 자주 먹었다"라며 "밀면을 사계절 즐겨 먹을 수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밀돈주 메뉴로 한 식당을 열었는데 우리집 특유의 비빔 밀면 양념이 돈가스와도 잘 어울려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돈가스와 밀면이 함께 어우러진 '가야밀면 밀돈 돈까스'.  

사진을 찍느라 밀돈이 나오고도 한참 씨름을 했던 차라 돈가스가 눅눅해지진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한입 물었는데 바삭하기가 이를 데 없다. 여기에 고기가 부드러워 정말 씹을 것도 없이 살살 녹는다. 밀면의 양념으로도 돈가스의 양념으로도 손색이 없는 굵게 다져진 양념의 비법이 궁금했다.

"처음 주방장만 믿고 문을 열었다 마음 고생을 많이 했어요. 맛있다는 밀면 집을 찾아다니고, 요리도 배우면서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죠. 밤새 만든 양념을 다음날 단골 손님들에게 선보인 뒤 평가를 부탁했어요. 양파와 마늘 등 천연 재료를 숙성시켜서 맛을 냈다고만 얘기할게요. 우리집 양념과 소스, 육수 비법은 저밖에 몰라요. 남편도 모르죠. 지난해 대방동에 문을 연 분점에도 이 세 가지는 제가 공급하고 있죠. 전수하지 않았어요. 매일 저녁 9시에 가게 문을 닫으면 내일 쓸 재료를 혼자 준비해요. 어제도 직원들 다 퇴근하고 밤 12시까지 혼자 양념과 소스를 만들었죠."

바삭함이 오래가는 돈가스도 그녀가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찾아낸 노하우가 담겨 있다.

"다른 곳은 돈가스 고기에 밀가루와 말린 빵 가루까지 입혀서 냉동 보관을 하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등심만 준비해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그때 튀김옷을 입히죠. 빵 가루도 촉촉한 식빵을 잘게 부수어 사용하기 때문에 오래 두어도 딱딱해지지 않고 부드러운 바삭함이 오래가는 것 같아요. 등심도 마냥 두드린다고 고기가 부드러워지지는 않아요. 힘줄 등은 늘어날 뿐이지 연해지지 않거든요.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이라 알려드릴 수는 없네요."

밀돈을 게 눈 감추듯 뚝딱 비운 다음 곁들여 나온 육수를 마셨다. 시원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사골 육수라는 데 맑기까지 하다.

한우사골에다 한약재 넣어 4~5일 곤 육수 맛도 일품

"한우 사골에다 한약재를 넣고 4∼5일 푹푹 고면 불순물이나 기름기가 쏙 빠지면서 맑은 육수가 돼요"라며 "여기에 밀면 육수를 만들죠. 원래 밀면 육수가 달콤한데 경상도 분들은 단맛을 그리 선호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인위적인 달콤함보다는 천연 재료가 주는 단맛을 이용해 담백한 맛을 살리려고 했죠."

음식도 음식이지만 박 대표는 고객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계산대 앞에 놓인 유리병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놓고 가면 매달 20명을 추첨해 한가지 메뉴를 공짜로 준다. 또 손님들의 연락처를 일일이 엑셀로 저장해 놓고 주기적으로 문자로 안부도 묻고 이벤트도 알린다.

"맛있는 식당을 가도 또 다른 곳을 가게 되면 금방 잊히잖아요. 그래서 문자로 안부를 물으면 한번 더 우리 집을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일주일에 1000명 씩 나눠 인사도 하고 그러는 거죠."

식당에는 '밀돈은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창원의 대표 음식입니다'라는 문구가 곳곳에 적혀 있다. 물론 밀돈이 창원의 대표 음식으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대부분 유년시절을 보내고 신랑 따라 창원에 왔다는 박 대표는 부산·경남 사람이 즐겨 먹는 밀면을 창원대표 음식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으로 만든 문구다.

"창원에는 여느 다른 지역처럼 지역 색이 뚜렷한 향토 음식이라고 할 만한게 없잖아요. 밀면은 부산 향토 음식으로 알고 있는데 밀돈을 사계절 창원사람들이 즐겨먹는 대표 메뉴로 만들고 싶다는 제 욕심입니다. 창원에 살아보니 고향같기도 하고 정도 가고 그러네요."

 

   
 

메뉴 및 위치

△밀돈(비빔밀면+돈까스) 7500원 △밀돈(대) 8500원 △밀돈(매운맛) 8500원 △밀돈(매운맛-대) 9500원 △칠리돈까스 6500원 △생돈까스 6500원 △치즈돈까스 8000원 △가야밀면 5000원 △가야밀면(대) 6000원 △비빔밀면 5500원 △비빔밀면(대) 6500원 △비빔밀면(매운맛) 6500원 △비빔밀면(매운맛-대) 7500원 △칠리함박 6500원 △함박스테이크 6500원 △치즈함박스테이크 8000원.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88-10. (055)262-1702. 가게 앞 창원시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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