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둔 유려한 기행시 한 수 한 수 펼치다

"오래 된 시들을 묶는다. 1987년 첫 시집 <남해행> 이후의 파편들이다. 칼이 너무 무뎌졌다. 다시 벼려야겠다."

경남에서 오랫동안 문학활동을 해 온 이달균 시인이 오랜만에 시집을 묶어 냈다. 도서출판 경남이 추진하고 있는 '경남 대표 시인선' 열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 스스로 "칼이 너무 무뎌졌다"고 자백했지만, 그다지 무딘 날로는 읽히지 않는다.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기행시(紀行詩)'다. 보길도, 상족암, 재령……. 여러곳을 다니면서도 끊임없지 자신을 조탁하고 자연을 탐구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시편들이다. 자연과 인간이 통섭하면서 일궈내는 극한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시편들이 가슴아린 정경을 눈 앞에 펼쳐놓는다. 동갑내기 시인 김혜연은 "스스로 해결하지도 못하는 시간들을 흘려보내는 불규칙한 삶이란 길 위에서 이달균이라는 친구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참 좋다"라고 한다. 128쪽, 도서출판 경남,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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