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명서시장 알굵은 매실 시장 한가득

청아한 녹색의 향연이다.

그 어떤 인위적인 색도 자연이 만들어낸 그것만큼 눈을 시원하면서도 편안하게는 못할 듯하다.

14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명서 시장에는 초록색 망에 넉넉히 담겨 있는 매실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아침 일찍부터 한 아주머니가 매실 고르기에 여념이 없다.

"어제만 해도 매실이 한가득 쌓여있더만 다 팔리고 2개밖에 없네예. 내가 좀 늦었는가베."

     
 
  창원시 의창구 명서시장 곳곳에 나온 탐스러운 매실들이 싱싱함을 더하고 있다.  

"다 팔리고 이거 남은거라. 오늘 또 매실 따러 거제로 안 갔나. 모레쯤 오모 많이 있는데, 이것 맹키로 알이 굵은 것은 없제. 처음엔 알이 실한 것 따고 이제 따서 오는 것은 알이 좀 작을 기라. 알이 굵어야 엑기스(효소)가 많이 나오제. "

"약간 상처가 있네. 이거 얼마에 줄랑교?"

"어제만 해도 10kg짜리 2만 5000원에 팔았는데 하나 남았으니까 2만 원에 사가이소. 내 맘 아이가. 나무를 치면서 따니까 상처가 난 건데 그래도 알이 굵은 것이 낫다."

옆에서 보고 있다가 거들었다.

"처음 담가 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요?", "새댁은 5kg 남은거 가져가소. 1만 원에 줄게. 집에 가져가서 흐르는 물에 4∼5번 씻어야지. 처음엔 구정물이 좀 나올끼라. 맑은 물 나올 때까지 손으로 싹싹 비벼가면서 씻은 다음에 반나절 물을 빼야지. 꼭지는 씻을 때 대부분 떨어져 나가는데 이왕이모 꼭지를 따고 담그는 게 안 낫겄나. 물기를 쫙 뺀 다음에 설탕이랑 1대1로 매실 넣고 설탕 좀 넣고 또 매실 넣고 이렇게 왔다갔다하며 담아 놓으모 된다. 3개월 뒤부터 먹으모 되는데 매실은 1년도 좋고, 2년도 좋고 오래될수록 안 좋나."

매실은 오래 묵힐수록 맛도 영양도 높아진단다.

"백설탕 쓰지 말고 노란 설탕 써라. 그기 안 낫겄나. 흑설탕은 안된다. 너무 까매져서. 여름에 아이들이 배 아프다고 할 때 매실 먹으모 거짓말처럼 낫는다 아이가. 또 여름에 회 먹을 때 먹으모 살균 작용을 해서 탈이 안 난다. 한달 뒤쯤 조금 건져서 고추장 매실 장아찌 담가도 밥도둑이제. 매실만 쏙 빼다가 주걱으로 누르면 씨가 쏙 빠져나오거덩. 그라모 반으로 갈라 고추장하고 1대1로 잘 섞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먹을 때 다진 마늘하고 참기름하고 깨소금으로 버무리모 된다. 고기 먹을 때 쌈장대신 먹어도 깔끔하고 좋다. 또 웬만한 요리할 때 매실 효소 들어가모 맛이 확 사는기라. 버릴 게 없다."

     
 

매실 다음으로 제철을 만난 것은 마늘과 감자다.

마늘은 햇마늘이 아닌 저장 마늘을 사 놓을 때다. 지금 사두면 올 겨울 김장 때까지 쓸 수 있단다. 한 자루에 4만 원 조금 넘는다.

마늘은 우리 음식 문화에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양념거리이자 향신료. 파·부추·무 등에 비해 단백질, 당질인, 나트륨, 비타민B1 등이 많이 포함돼 있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진통, 변비예방, 해독 작용 등 효능이 다양하다.

특히 마늘은 하루에 한두 쪽씩 꾸준히 먹는 것이 좋은데 가열해도 영양분 손실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익히거나 꿀에 재워 먹어도 괜찮다.

"저장 마늘은 어떤게 좋습니꺼?"

"저장마늘 고를 때는 싹이 돋지 않은 걸 골라야 한다. 단단해야 하고 빈 껍질이 있으모 안 돼. 색깔도 잘 봐야 한다. 지금 잘 골라놔야 오래오래 맛나게 먹지. 한 자루에 4만3000원이다."

감자도 요즘 제철이다. 알이 실한 감자가 예닐곱개씩 바구니에 담겨 3000∼5000원씩이다.

감자의 대표적인 효능은 항궤양 작용과 알레르기 체질 개선이다.

조림이나 볶음 이외에도 날감자는 위염이나 위궤양 환자에게 좋다. 날감자 껍질을 벗기고 눈을 따낸 후 강판에 갈아 그 즙을 컵에 담아 20∼30분 기다리면 앙금이 가라앉는다. 그 윗물을 버리고 밑의 앙금만 마시면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종과 통증을 가라앉혀주기도 한다. 섬유질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기 때문에 당뇨병, 심장질환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 본격적인 더위를 문턱에 두고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는 음식들이 시장에 풍년이다. 제철 음식으로 입맛도 돋우고 건강도 챙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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