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청소년 동아리 문화축제


‘바우하우스(중앙여고) 플라스틱(문성고) 레체(중앙여고) 보뗑(창원여고) 맛나는 이 세상(사파고) 수시아(남산고) 여행동아리(중앙고) MI(가포고) 젊음의 집……’
10일과 11일 창원 늘푸른전당에서 열리는 제2회 청소년 동아리 문화축제.
이 행사를 위한 기획단에서 ‘동아리박람회’ 팀장을 맡은 정여진(경일고 2년)양의 메모장에는 창원.마산 지역 고교들의 내로라 하는 동아리들이 촘촘하게 적혀 있다.
대표인 듯한 사람의 이름과 휴대전화도 빠짐없이 표시돼 있는데 섭외가 끝나 참가하기로 한 동아리 앞에는 차례대로 번호를 적어 놓았다. 3일 오후 현재 젊음의 집까지 모두 30곳.
섭외 중인 20여 곳에는 가로로 줄이 그어진 곳도 8개 정도고 동그라미나 체크도 너덧 개씩 쳐져 있는데다 ‘내일 연락’도 표시된 걸 보니 요 며칠 동안 속 꽤나 썩였겠다 싶다.
연락과 점검을 하고 오후에 있을 1차 준비 모임에 필요한 자료를 만드느라 토요일인 3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곧바로 왔는데도 여진은 쉴 틈이 없다.
늘푸른전당 편집동아리 <키딩>의 대표 공미혜(창원 중앙여고 2년)양은 밴드동아리 ‘버즈’의 대표 김승년(경일고 2년)군과 함께 기획단의 공동‘짱’이다.
“동아리 문화축제는 청소년이 만드는 청소년 문화랍니다. 늘푸른전당 안의 9개 동아리와 3개 어울마당의 회원 300명, 열성분자만도 80명이 자유의사로 행사 준비에 참여하고 있어요. 어른들 입맛에 맞추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하니까 신나는 거지요.”
기획단은 동아리박람회를 비롯해 어울마당.페스티벌.락.농구대회.부대행사 등 여섯 팀으로 짜여 있고 홍보섭외.영상제작.자료집제작팀은 따로 두고 있다.
문제 의식은 뚜렷하다. 청소년은 문화를 소비할 뿐 아니라 생산하기도 하다는 것. 따라서 스스로의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청소년을 대상으로만 여기는 상업적 대중문화에 더이상 들러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학 2팀과 고교 10팀이 참가한 가운데 10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열리는 ‘락 페스티벌’에서 이름난 대중가요 대신 낯설지만 자작곡을 주로 다루는 것도 같은 뜻이다. 수화와 패션쇼.댄스.팬터마임을 곁들이는 11일의 ‘유스 페스티벌’도 기조는 마찬가지.
다만 ‘락’ 자체가 상업적 대중문화 아니냐고 물으면 어설픈 말보다는 앞으로 밴드 연합체를 만들어 공연도 하고 논의구조도 꾸려나가며 실력으로 대꾸해 줄 참이다.
영상.천문.만화 등 늘푸른전당에 둥지를 튼 ‘동아리 어울마당 발표회’도 만만찮다. 청소년 영상 시사회는 10일 오후 3시 30분 열리며 열린 천문대와 천체 투영실, 청소년 만화작품 전시와 만화 의상으로 역할놀이 하기 등은 여러 동아리의 참여 속에 11일까지 계속되는 것이다.
“여태껏 청소년 축제는 스타들의 화려한 몸짓에 놀아났지 자기의 땀과 뜻은 스며들어 있지 않았지요. 문화의 힘은 노력과 기획에서 나옵니다. 자기 힘으로 치러본 이와 못 치러본 사람은 삶을 기획하는 데서도 차이가 납니다. 이보다 더 큰 공부가 어디 있겠습니까.”(동아리 지도를 맡은 늘푸른전당의 정영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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