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검 특수부, 중간 수사결과 발표…향후 수사는 정규리그 집중
프로축구 승부조작을 수사해온 검찰이 지난해 K리그 정규리그 등 3개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난 것으로 추가 확인하고 수사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앤캐시컵 승부조작 사건은 폭력조직 출신 브로커 김모(27) 씨가 사실상 총책이라고 결론내렸다.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부장검사 이성희)는 9일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5월 초부터 한 달여 동안 수사한 결과 4월 6일 러시앤캐시컵 경기에서 돈을 받고 일부러 실점하는 방법으로 승부를 조작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미 기소한 브로커 2명을 포함해 현직 선수 9명과 전주 등 모두 1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브로커가 배후세력? = 검찰은 이번 승부조작 사건은 브로커 김 씨가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직접 전주(자금)를 끌어들이고 선수들을 포섭했다는 것이다.
'북마산파' 조직원인 김 씨는 전주 이모(32) 씨 등 2명에게서 2억 8000만 원을 받은 뒤 고교 동기생인 경남FC 선수 출신 브로커 김모(28) 씨를 통해 김동현 선수를 소개받고 선수들을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브로커 윗선에 총책이나 전국적인 승부조작 조직 등 배후세력을 수사했지만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 폭력조직이 자금을 댔을 가능성도 수사했지만, 일부 폭력배가 브로커와 공모해 불법 베팅에 참여한 정황만 확인했을 뿐 조직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곽규홍 차장검사는 "다른 배후세력이나 폭력조직의 연루 등은 전체적인 전모를 밝히기 위한 확인 대상이지만, 현재까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복권방 업주들은 불법베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단순 가담자들로 판단하고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왜 스포츠토토 택했나 = 프로토 승부식은 스포츠토토㈜가 홈팀을 기준으로 승·무·패 배당률을 미리 정한 30~50개 경기 가운데 2개 이상 경기의 결과를 예상해 베팅하는 복권이다.
점수를 맞춰야 하는 프로토 기록식과는 달리 승·무·패만 맞히면 되기 때문에 한쪽 팀 선수를 매수해 일부러 지게 하면 적중 확률이 높아진다. 최소 단위인 2개 경기의 승부만을 조작하고 복권을 구매하면 적중률을 100%까지 올릴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브로커들은 자신들이 승부조작을 시도한 2경기에 1억 9000만 원을 10만 원 이하로 나눠 베팅해 6억 2000만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승부식 경기가 연간 100회 이상 있으니까 그 중 몇 회차만 승부를 조작해도 불법수익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불법 사설 스포츠복권은 사기를 당할 위험성이 크지만,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는 승부조작만 하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돈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 것이다.
◇K리그 정규리그 수사 계속 = 검찰은 지난해 K리그 정규리그 2경기와 컵대회 1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을 추가로 확인했다. 검찰은 스포츠토토 베팅 금액이 몰린 특정 경기에 대한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작업을 해 일부 증거를 포착했다. 검찰은 몇 개 구단 소속 선수가 연루됐는지는 "수사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계속됨에 따라 승부조작에 연루된 현역선수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곽 차장검사는 "앞으로 이 3경기에 대해 우선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며 "이외에도 승부조작이 추가로 드러나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승부조작을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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