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상남동 '남해생대구탕'…해물·채소 넣은 육수 일품

"어∼, 시원하다." 전날 술을 많이 마신 것도 아닌 터라 특별히 해장할 일도 없는데 속 깊은 곳에서 이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점심때면 맛집을 찾아, 혹은 전날 회식 때문에 쓰라린 속을 달래 줄 식당을 찾아 헤매는 직장인들이 붐비는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이곳에 문을 연 지 2개월 정도 됐지만 애주가들로부터 속 풀기 좋다고 소문난 '남해생대구탕'을 찾았다.

생선 중에서 비교적 고가인데다 집에서 손질하기도 어려워 집에서 요리하기에는 영 부담스러운 대구.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다.

탱탱하고 큼지막한 가막살이 먹음직스런 생대구탕.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한눈에 들어오는 생대구탕 상이 차려졌다. 여느 집보다 1.5배는 커 보이는 뚝배기에 뽀얀 속살을 드러낸 대구가 푸짐하게 들어가 보글보글 끓고 있다.

허정주(45) 사장은 "보통 대구를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가격을 대폭 낮추고 양도 많이 해서 누구나 부담없이 맛볼 수 있도록 했다"라며 "대구 대가리를 넣어 끓이니 국물이 탁해지고 특유의 시원한 맛이 덜한 것 같아 대신 대구살을 더 넉넉하게 넣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대한 예찬론이 펼쳐진다. "우선 대구가 숙취해소에 그만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죠. 간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요.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과음 후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심혈관계의 조절역할도 하며 항산화 효소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라 살찔 염려도 없고요. 단백질이 우유나 달걀만큼 높죠. 여기에 비타민 A가 풍부해 시력을 좋게 해줍니다"라며 "해독 기능이 탁월해 요즘같이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이 늘어날 때 먹으면 농약이나 이산화탄소 등 몸 안에 축적된 독성을 제거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라며 먹어보기를 권한다.

그러고 보니 생선탕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가리와 꼬리가 없다. 그 대신 쫄깃하고 탱탱한 가막살(목살)과 몸통 살이 뚝배기를 꽉 채우고 있다.

탱글탱글한 살들이 알알이 씹힌다. 살이 도톰하게 붙어 있는 갈빗살을 뜯는 느낌이다. 겨자를 푼 간장에 찍어 먹는데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그래도 대구탕의 정점은 국물이다. 국물맛이 속을 푸는데 그만이다.

'남해생대구탕'의 대구탕에는 허 대표만의 손맛이 묻어 있다. 20여 년간 음식 관련 일을 하면서 양식·한식·일식·중식 조리 기능사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허 대표만의 대구탕 육수에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감칠맛, 시원한 맛, 알싸한 맛 등이 모두 느껴진다.

"탕에 들어가는 육수는 저만의 비법이죠. 다시마·재첩 등 그날그날 아침에 온 해물과 채소를 넣어 3∼4시간 우려내 사용합니다."

대구탕에는 작은 방울처럼 생긴 주머니가 달려 있어 특이한 식감을 주는 모재기(모자반)와 콩나물, 미나리, 무가 한데 어우러져 시원함과 이색적인 질감으로 식욕을 돋운다. 모재기는 비린내를 잡아주는 역할도 한단다. 대구하고 궁합이 맞다는 완도에서 직접 가져 온 김도 향긋한 바다 속으로 안내한다.

맛도 맛이지만 허 사장은 무엇보다 서비스가 좋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때문에 테이블마다 종이와 펜을 갖춰 놓았다.

맛에 대해, 혹은 서비스에 대해 모니터를 하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없었던 초고추장이 테이블마다 놓인 것도 이 때문이다. "겨자를 푼 간장만 내놓았는데 어떤 분들은 초고추장에 찍어 드시길 원하더라고요. 한 손님이 그런 메모를 남기셨기에 그날 당장 소스통과 초고추장을 맛나게 담아 바로 내놓았죠. 손님들이 원하는 것은 그때그때 맞춰드리려 노력하고 늘 소통하려고 노력합니다."

나오는 길 계산대 앞에 붙여놓은 메모 중에 해물 찜이 정말 맛있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날도 더워지는데 다음엔 얼큰한 별미 대구해물찜을 맛보러 와야겠다.

메뉴

△대구탕 8000원 △담백한 생대구탕 1만 1000원 △시원한 생태탕 1만 1000원 △대구튀김 1만 원 △대구 철판구이 2만 원 △별미 대구해물찜 2만 원(중) 3만 원(대) △(찜 추가 시)대구탕+대구튀김 1만 3000원 △대구전골 2만 원(중) 3만 원(대) △아구 수육 3만 원(중) 4만 원(대)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34-6번지 조이락 빌딩 1층. 주차는 빌딩 지하나 건물 맞은편 레알 주차장에 하면 된다. (055) 263-4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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