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고 찬 것을 많이 찾으면서 배앓이나 설사 등 장이 고생하는 계절이 됐다.

여름이 되면 인체는 열의 발산을 잘하려고 다른 계절보다 피부 쪽으로 좀 더 혈액이 집중되고 상대적으로 몸 안의 혈액 흐름은 감소하게 되어 장의 활동력과 흡수력이 떨어져서 쉬이 설사를 하는 것이다. 여름철 배탈이 잦은 원인이 여기에 있다.

민감한 장은 굳이 찬 것 때문이 아니라도 기름진 것, 정신적 긴장, 과식 등의 원인으로도 쉬이 설사를 하는 일도 있다.

단지 설사를 멈추게 하는 것만으로는 장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

어린아이 설사땐 찹쌀숭늉 좋아

어린아이는 설사가 심하면 탈수 때문에 경기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수분의 공급이 중요하다. 이럴 때 보리차나 생수보다는 찹쌀로 숭늉을 끓여 먹이는 것이 더 나으며, 곶감을 잘게 썰어서 죽을 끓여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시적인 장 기능의 문제로 나타나는 것이 설사라면 만성적인 장 기능의 문제는 변비를 만든다. 아이들 변비의 원인으로는 식습관, 운동부족, 장액부족, 열성 변비, 한성 변비 등이 있다.

△식습관 = 섬유질을 함유한 채소를 잘 먹지 않는 편식이 주된 원인이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의 개선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다. 채소를 싫어하는 어린아이라면 현미밥을 먹고, 사과 고구마 등이라도 자주 먹도록 해줘야 한다.

△운동부족 = 돌 전에 아이들이 한창 기어다닐 무렵 변비가 잘 생기지 않는 이유는 기는 동작이 장을 많이 움직이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장운동이 잘되지 않아서 생기는 변비라면 누워서 자전거 타기 운동을 시켜준다. 아이는 누운 자세로 있고, 부모님이 발목을 잡아 무릎이 번갈아 배에 닿도록 반복적으로 해준다. 좀 큰아이들이라면 자전거 타기도 괜찮다.

△장액부족 = 한의학에서는 혈조변비라고도 부르는데 장점막이 건조해져서 대변이 장에서 매끄럽게 빠져나가는데 윤활유 역할을 하는 장액이 부족해서 배변이 힘든 것이다. 장액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견과류(잣·호두·땅콩)나 깨가 도움이 많이 된다.

△열성 변비 = 열이 많은 체질에 나타나는데 체내에 열이 많아서 피부에서 땀으로 수분증발이 많이 일어나고 부족한 수분 때문에 장내 대변에서도 수분 함유량이 적어져서 대변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힘들어지는 경우이다.

물을 많이 먹거나 수분 함량이 많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열을 풀어주는 알로에 등도 도움이 된다.

△한성 변비 = 장의 활동성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것은 운동부족과 비슷하지만, 장이 차가운 것이 주된 원인이 된다는 것이 차이이다.

겨울에 추워서 시냇물이 얼어서 잘 흐르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한성 변비는 식습관의 개선만으로는 잘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부분이다. 찬 것은 변비를 더 악화시키며 꾸준한 운동을 통해서 열을 발생시키는 것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설사가 일시적인 교통사고라면 변비는 상습적인 도로 정체로 비유할 수 있다. 교통사고는 본인의 주의와 차량의 정비로 줄일 수 있듯이 설사는 음식에 대한 주의로 어느 정도는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도로의 만성적인 정체는 도로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듯이 변비 또한 주의만으로는 좋아지기가 쉽지 않으며 도로를 개선하듯 장의 기능을 장기적으로 개선해줘야 한다.

/옥상철(창원시 마산회원구 아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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