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단 연루 정황잡고 지난해 고액베팅 경기 조사…브로커-조폭 연결 진술 확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컵대회에서 K리그 정규 경기로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앤 캐시컵 2011' 대회 승부조작에 초점을 맞춰 온 검찰은 K리그 경기로 대상을 넓히고 있다.

창원지방검찰청은 2일 지금까지 확인된 대전시티즌과 광주FC 말고도 다른 구단도 승부조작에 연루된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스포츠토토에 10억 원 이상이 몰려 발매가 중단된 K-리그 정규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을 거라는 판단에 따라 스포츠토토 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입수해 분석 중이다.

   
 

검찰이 승부 조작 경기로 지목한 4월 6일 대전-포항, 광주-부산전 2경기는 대전과 광주가 패하는 쪽에 10억 원 이상이 한꺼번에 몰려 모두 베팅이 차단됐다. 2개 이상 경기의 승·무·패를 맞히는 스포츠토토 프로토 방식은 과열을 막기 위해 한 경기에 10억 원 이상이 되면 발매가 중단된다.

검찰은 이 둘 말고도 10억 원 이상 베팅이 몰려 발매가 중단된 경기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 입수 자료 중에는 지난해 K리그 75회차(9월 16~18일), 86회차(10월 25~27일), 88회차(11월 1~3일)차 경기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토 경기의 특성상 회차당 2개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되기 때문에 3개 회차 6경기에 승부조작이 있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곽규홍 차장검사는 "4월 6일 컵대회 두 경기 외에 추가 수사 중이지만, 어떤 경기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곽 차장검사는 감독과 코치의 소환 여부에 대해선 "확인 중이다. 전체적인 수사 범위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불법 베팅 참여가 드러나 계약 해지된 포항스틸러스 미드필더 김정겸(35) 선수 소환도 검토하고 있다. 김 선수는 구속된 대전시티즌 선수로부터 승부조작이 이뤄진다는 정보를 받고 1000만 원을 베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 선수 경우처럼 브로커와 무관하게 학연 등 친분 있는 선수들 사이에서 승부조작 정보를 주고받으며 암암리에 불법 베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앞서 국가대표 출신으로 경남FC소속인 김동현(상주상무) 선수도 5000만 원을 받고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하는 데 개입한 혐의로 1일 구속됐다.

검찰은 배후세력과 자금 출처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승부조작을 주도한 총책임자와 돈을 댄 전주, 선수를 포섭하고 돈을 전달한 브로커 등 실체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하는 데 전·현직 선수들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팎에선 창원에 기반을 둔 '북마산파'가 연관돼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4월 12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에서 북마산파 내부에서 세력 다툼끝에 집단 난투가 벌어졌고, 한쪽 계파만 기소되자 보복 차원에서 다른 계파의 승부조작 관여 사실을 폭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승부조작으로 구속된 브로커 ㄱ 씨가 북마산파 추종세력이라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북마산파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4월 집단폭력 사건에 가담한 북마산파 양대 조직 가운데 17명을 폭력 혐의로 구속하고 조직원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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