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아니라 해 걱정 안했는데…"

진해 출신의 정종관(30·서울유나이티드)이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마지막 통화자로 알려진 이흥실(전북현대·사진) 수석 코치가 빈소를 찾아 제자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했다.

이 수석코치는 1일 "(5월) 29일 오후 10시 30분쯤 종관이에게 전화가 와서 10분 정도 통화를 했다"면서 "그 놈이 별일 아니라고 해서 크게 걱정을 안 했는데 이렇게 떠날 줄 몰랐다"며 비통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 코치는 "경찰 수사를 보면 통화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걸로 돼 있는데, 당시 전화 통화에서 그런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며 "변호사 선임을 도와달라고 해서 그러겠노라 했고, 현재 자신의 신분이 공익근무요원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승부조작과 관련해 직접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도 '선생님 전혀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냥 선수들 연락처만 가르쳐준 것밖에 없습니다'고 했었다"면서 "지금은 고인이 돼 말이 없지만 사제지간인 나에게 설마 거짓말을 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흥실 코치는 마산공고 감독 재직 시절 정종관을 지난 1997년부터 3년간 가르쳤으며, 지난 2007년부터는 전북현대에서 수석코치와 선수로 지내왔다. 고교 시절부터 인연이 맺어진 이흥실 감독은 정종관이 유서에 쓴 '축구은사님께 죄송하다'는 축구 스승으로 지목될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왔다.

이 감독은 "종관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성실하고 축구도 잘해 눈이 가는 선수였다"며 "프로에 와서도 가장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였는데, 병역 비리에 연루된 이후 힘든 시기를 겪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흥실 수석 코치는 이번 승부조작 파문에 대해서도 '안 해야 할 일을 선수들이 저질렀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프로세계에서 승부 조작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며 "금전적으로 부족한 2군 선수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시·도민 구단 선수들이 타깃이 되는데, 급여가 적다는 게 절대 면죄부는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고 정종관 선수의 빈소가 차려진 진해 연세병원 영안실에는 이흥실 수석 코치 등 마산공고 축구부 선배들과 도내 축구인 등 20여 명이 방문해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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