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관 선수 호텔 객실서 숨진 채 발견…승부조작 연루자 상당수 '마산공고' 출신

경남발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선수들을 포섭해 승부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2명이 경남 출신인데다 30일 숨진 채 발견된 정종관(30·사진) 선수도 같은 마산공업고등학교 출신으로 밝혀져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들이 경남에 집중된 모양새다.

프로축구 승부조작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30일 오후 서울 모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프로축구 챌린저스리그(K3) 서울유나이티드 정종관(30) 선수가 수사 대상 중 한 명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선수는 승부조작과 관련해 선수들과 브로커를 연결해 준 혐의로 지난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나 잠적한 상태였다.

정 선수는 대전시티즌 선수 ㄱ(26) 씨와 광주FC 골키퍼 ㄴ(31) 씨에게 각각 1억 2000만 원과 1억 원을 건넨 혐의로 21일 구속된 브로커 2명과 같은 마산공고 축구부 선후배 사이다.

검찰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K리그 전북 현대에서 선수로 활동한 정 선수가 같은 구단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광주FC 골키퍼 ㄴ 씨를 고교 선후배인 브로커들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선수의 혐의는 구속된 브로커의 진술을 통해 나온 것이어서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전혀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고 당혹해 했다.

정 선수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 호텔의 한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선수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승부 조작의 당사자로서 부끄럽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정 선수의 유서를 근거로 자살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다.

앞서 지난 6일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천 유나이티드FC 소속 축구 선수 윤기원도 승부조작에 연루돼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축구계 안팎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정 선수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앞으로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대전시티즌 소속 선수 7명에 대한 수사를 일단락하고 광주FC 일부 선수들에게 승부조작 대가로 돈이 전달됐는지를 조사하고 있으나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미 구속된 광주FC 골키퍼 ㄴ씨가 브로커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는 시인했지만 동료들에게 돈을 건네지는 않았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ㄴ씨가 받은 1억 원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승부조작이 됐는지 조사 중”이라며 “광주FC 선수들에 대한 소환 계획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ㄴ씨가 승부조작한 것으로 지목된 경기는 4월 6일 열린 ‘러시앤캐시컵 2011대회’ 광주FC-부산아이파크 전으로 광주FC가 0-1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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