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원 수급대책 문제없나

교육인적자원부가 2일 내놓은 초등교원 수급대책은 교대생의 반발을 대폭 수용, 정규 학사편입학 과정을 통해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방안이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어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당초 교육부가 주장했던 교대학점제를 통한 초등교원 확충안은 1년에서 1년반만에 초등교원을 `속성'으로 양성해 2003년에 임용할 수 있지만, 학사편입학을 통해서는 2004년이 돼야 임용할 수 있어 2002년과 2003년에 기간제 교사를 대규모로 채용하는 임시방편이 동원될 수 밖에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교육부로서는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겠다는 `7.20 교육여건개선계획' 을 실현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지만 고령의 기간제 교사를 대거채용해 학교현장에서 또다른 반발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또 편입생 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교대의 교육여건 악화도 교대생들의 불만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초등교원 수급대책의 추진과정과 추후 문제점을 정리해본다.

◇추진과정 = 교육부의 초등교원 확충방안은 2003년까지 교원 2만3600명을 증원하겠다는 교육여건 개선계획이 지난 7월20일 발표된 이후 서둘러 추진돼왔다.
사범대 등에서 양성되는 중등교원의 수는 임용규모보다 5배나 많아 확충에 문제가 없지만 초등교원은 정상적으로 교대에서 양성하는 인원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단기 양성대책 수립이 불가피했다. 초등교원은 2002년과 2003년 2년간 교대 졸업자 1만779명을 모두 임용해도 2002년에 151명, 2003년에 4620명 등 총 4771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달 6일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 4000여명을 교대에서 1년간 70학점을 이수하게 해 2003년에 임용하는 교대학점제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했으나 교대생들의 반발이 터져나오면서 혼선을 빚기 시작했다.
교대생들은 교대학점제가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들을 편법적으로 초등교사로 양성, 초등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하며 추후 교대생들의 완전임용을 어렵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학점 이수기간을 20개월로 늘리고 양성 규모를 3000명으로 줄이는 교대학점제 수정안을 마련했으나 이 역시 교대생들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해 학사편입학 방안으로 급선회했다.
◇기간제 교사 문제 = 2년간 1만1451명의 기간제 교사를 투입하는 것은 교육현장에서 학부모.학생들의 반발 등 교대생 반발보다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기간제 교사는 99년에 6876명, 2000년 7186명으로 늘어나다가 올해는 4517명으로 줄었고 내년에는 3573명까지 줄어들 예정이지만 2003년에는 사상최대규모인 7698명으로 늘어난다.
기간제 교사는 대부분 지난 99년 교원정년 단축 조치때 명예퇴직.정년퇴직 등으로 교단을 떠난 50.60대 고령 교사들로 이들이 복귀할 경우 초등교육의 질관리가 제대로 될 수 있느냐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1년단위로 계약을 하는 임시교사인 기간제 교사들에게 자녀를 맡기고 싶어하지 않는 학부모들의 반발도 예상되며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들도 “초등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비교육적 처사”라고 비난하고 나섰다.교육부는 기간제 교사 뿐만 아니라 영어나 예체능 등의 과목에서는 교과전담강사를 적극 활용하고 교대졸업자 중 교과전담강사를 담임교원으로 돌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교대 교육여건 악화 = 현재 교대의 학사편입학 규모는 3학년 정원(4700여명)의 20%인 940명 내외이지만 여기에 정원의 50%가 넘는 2500여명을 추가로 학사편입학시키면 편입생이 전체의 73%가 넘는 3440여명에 달한다.
이는 교대의 교실당 학생수를 크게 늘려 `콩나물 교실'을 만들게 되고 교수.교육시설도 턱없이 부족하게 돼 교대의 교육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있다.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는 이날 즉시 성명서를 내 “현재의 교대 여건을 볼때 내실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없는 방안”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추가 편입생 2500명은 계절학기 등을 이용하고 가급적 전국 11개 교대로 분산, 교대 교육여건을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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