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부림시장에서 장사했다는 상인

30년 동안 부림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독자와 통화를 했다. 익명을 요구한 독자가 신문 구독을 결정한 이유는 부림시장 재개발에 대한 소식을 알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예순을 넘긴 독자가 부림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몸은 안 보이고 머리가 줄을 서서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가게에는 팔리지 않은 물건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고 했다. 상권이 죽어 옆에서 장사하던 상인 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간 사람도 많다고 한다.

독자는 장사가 안 되는 제일 큰 이유로 노후화된 시설물을 꼽았다. 그리고 부림시장 재개발에 대해 한마디 했다.

"깨끗한 새집과 낡은 집 중 어느 집으로 손님이 가겠나. 부분적인 리모델링은 절대 안 된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건물 여기저기에 물이 새고 텅 빈 지하상가에는 곰팡이가 슬어 엉망이다. 그리고 옥상에 있는 주차장이 많이 낡았는데 무너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창원시에서 보수는 하고 있지만, 건물에 덧씌우기를 계속하는 것은 돈만 낭비하는 꼴이다."

통합 이후 마산이 조금 소외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부림시장 상권 활성화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만이 답이라 생각한다. 건물이 너무 낡아 제일 걱정되는 점은 안전이다. 건물이 무너질까 봐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지도 못하겠다. 금이 간 벽과 건물을 둘러보면 눈물이 나려고 한다."

수화기 너머로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창원시가 부림시장 상권 살리기에 관심을 두고 제발 제대로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며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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