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직접 길러 ‘꿩 보고 꿩요리 먹고’

늦가을 이맘때다. 산골마을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뒷산에서 울어대는 장끼(수컷 꿩)울음을 어렵잖게 들을 수 있다. 울음소리에서 이름을 땄는지 ‘꿩~꿩’하고 우는 소리가 꿩이라는 이름과 꼭 어울린다.

꿩은 오래 전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온 텃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시골마을 어디에서나 꿩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깊은 산골이 아니면 꿩을 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아마도 환경오염 탓일게다.

창원에서 북면 방향으로 8㎞쯤 가다보면 동정리라는 마을이 나온다. 북면초등학교가 있고 창원여성의 집이 멀지 않은 곳에 우주꿩가든.농장(대표 김태환)이 있는데 비록 울타리에 가둬놓고 기르는 것이긴 하지만 수백마리의 꿩을 볼 수 있다.

김 사장이 꿩을 기르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을 넘는다. 처음에는 꿩을 길러 음식점에 납품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8년 전부터 직접 꿩요리를 배우고 개발해서 우주꿩가든을 열었다.

의령 야산에 있는 농장에는 2만 마리가 넘는 꿩이 있다. 의령에서 길러낸 것들 중에 팔팔한 꿩을 골라 손님들에게 낸다. 1700평이 넘는 가든 마당 한편에 있는 꿩사육장은 야산에서 길러진 꿩의 임시보관소인 셈.

우주꿩가든을 찾는 손님들은 곧바로 식당안으로 드는 법이 없다. 자동차를 주차시키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금빛깔이 나기도 하고 녹색금빛과 검은색.담갈색.황갈색까지 나는 꿩의 모습에 한동안 시선을 빼앗긴다.

우주꿩가든에 나오는 메뉴는 10가지정도. 꿩샤브샤브(3만8000원).꿩만두(4000원).꿩매운탕(2만8000원).꿩전골(2만8000원).꿩육회(2만원)등 꿩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모두 선보이고 있다.

얇게 썰어낸 꿩가슴살과 몇 시간 동안 푹 고아낸 꿩육수, 얇게 썰어 살짝 데친 야채가 어우러진 샤브샤브는 마늘과 파.레몬.술 등 15가지가 넘는 양념으로 만들어진 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

꿩매운탕은 단골로 찾는 손님들이 어릴적 먹었던 꿩탕얘기를 듣고 개발한 메뉴인데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맛이 그만이다.

꿩고기로 만든 찜도 무와 고추장양념이 어우러져 얼큰한 맛을 내는 별미다. 부추와 고기를 함께 볶아내는 꿩부추볶음이나 갖은 야채와 꿩고기를 함께 반죽해 빚어내는 꿩만두도 아무데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꿩은 예로부터 궁중에서 사랑받던 요리다. 다른 고기와는 달리 섬유소가 가늘고 연할 뿐 아니라 근육에는 지방이 없어 성인병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병치레가 없다는 꿩은 스태미나식이나 미용식 등 건강식품으로 더 없이 좋다.

우주꿩가든은 창원시 소답동에서 북면으로 8㎞쯤 가다가 북면초등학교에서 좌회전하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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