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고도 살고 있네요] 사람 소리, 새는 소음으로 여기지 않을까

둘레에 있는 새 가운데 소리만 듣고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새가 내는 소리는 사람마다 다르게 들리지만, 참새처럼 흔하고 이름을 아는 새는 그 소리를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짹짹'은 참새, '까악- 까악'은 까마귀, '꽥꽥'은 오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귀를 기울이면 참새는 '칫 칫 츄 츄리', 까마귀는 '가-아 가-아 가-아', 청둥오리는 '게에-게에-게에-●' 하고 들립니다.

흔하게 있어서 소리가 자주 들리지만 이름을 모르는 새도 많습니다.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안에서 높고 시끄럽게 '삐- 삣삣삣' 하고 소리를 내는 '직박구리'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 적습니다. 참새나 까마귀보다 흔하게 볼 수 있고, 봄부터 겨울까지 일 년 내내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사람과 가장 가까이 사는 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사람들은 '훌우룩빗죽새'라고 불렀는데 '홀우룩-빗죽' 하고 말해보면 직박구리가 내는 소리와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목련 가지에 앉아 있는 직박구리. 직박구리는 옛사람들이 '흘우룩빗죽새'라고 불렀다.

◇목련 가지에 앉아 있는 직박구리 = 직박구리는 주로 나무 위에서 삽니다. 곤충이나 나무 열매를 주로 먹기 때문입니다. 나무에 핀 꽃의 꿀을 먹기도 하는 것을 보면 아무것이나 잘 먹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번식기를 빼면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한 마리가 크게 울면 가까운 곳에서 다른 직박구리가 같이 소리 내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먹이를 두고 날면서 다투기도 하는데 꽤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새가 소리를 내는 까닭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지만, '짝짓기를 위한 것', '자기 영역을 알리는 것', '무리에게 뜻을 전달하는 것' 따위로 생각됩니다. 종류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새 한 마리가 내는 소리가 여러 가지인 까닭이기도 합니다.

박성현 창원 상일초등학교 교사

새가 내는 소리를 두고 시끄러운 소음이라 귀에 거슬린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인간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새를 비롯한 동물들에게 어떻게 들릴까요? 자연이 내는 소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인간뿐인가 합니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자극을 받아 감성을 깨우는 것도 우리가 살아가는 가운데 소중한 일이 아닐까요?

/박성현(창원 상일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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