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로 배우는 요리와 그림일기" 수업, 오감발달 요리교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아이들에겐 먹는 것보다 더 즐거운 것이 또 있다. 요리는 아이들에게 놀이이자 공부다. 자신이 만든 것을 맛있게 먹어보는 것은 덤이다. 채소와 밀가루 반죽 등 갖가지 요리재료를 주무르고, 자르고, 냄새도 맡아보고, 맛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흥미를 자극하고 이를 통해 오감이 골고루 발달한다.

동화책에서 만난 케이크를 내 손으로 만들고 해님은 피자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단호박은 호박 마차가 된다. 요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요리교실이 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혹은 아이가 직접 만드는 요리를 통해 눈도, 귀도, 마음도 즐거워지는 요리교실 속으로 들어가 봤다.

요리 수업 중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돕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롯데백화점 창원점 6층 문화센터에서는 동화구연이 시작됐다. 앞치마를 두른 선생님이 <천둥 케이크>(시공 주니어)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장난스러운 말투와 표정으로 읽는다.

앞치마와 머릿수건을 두른 4∼5세 된 아이들이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동화책 속에 등장한 케이크. "선생님 오늘 케이크 만들 거예요?", "네 오늘은 사랑의 케이크를 만들어 볼 거예요."

손을 씻은 아이들의 눈에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 재료 대부분은 준비가 돼 있다. 동화구연이 끝나자 도우미 선생님들이 아이들 앞에 케이크 재료를 내놓았다.

미리 만들어 온 카스텔라 빵에 아이들이 제각각 생크림을 바른다. 짤 주머니로 생크림 꽃도 만들어 보고, 얼굴에 묻혀도 보고, 맛도 본다.

"생크림 맛이 어때요? 만져보니 느낌이 어때요?", "빨간 딸기와 초록색 키위로 장식해 보아요."

잘라서 내온 딸기와 키위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정성스레 장식한다. 케이크 위에 알록달록 장식과자를 솔솔 뿌리는 것으로 요리시간이 끝났다.

아이들이 만든 것은 집으로 가져가도록 선생님들이 포장하고 선생님이 만들어 온 케이크에 촛불을 켰다. 생일축하 노래도 부르고 케이크를 먹어보고 만져도 본다. 이젠 그림시간. 방금 만든 자신의 케이크를 도화지에 그리고 색칠한다. 친구들과 자신이 그린 케이크를 주제로 설명한다.

상상 Cookid's 아동요리연구소 김경진 센터장은 "최근 아동요리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 문화센터에서도 인기가 제일 좋다"라며 "동화 속에 나온 음식을 직접 만들면서 상상력을 키우고 감수성을 기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집에서도 비싼 교구가 아니라 집에 있는 각종 과일과 채소를 이용해 물감으로 도장도 찍어보고, 함께 음식도 만들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라며 "단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너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창의성과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동화로 배우는 요리와 그림일기> 수업에서 앞치마와 머릿수건을 두른 꼬마 요리사들이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사랑의 케이크'를 만들면서 맛보고 있다.

◇요리가 아이에게 좋은 이유 = 김경진 센터장은 동화로 배우는 요리 외에도 미술 요리, 오감요리 등 요리를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고 소개한다. 그렇다면, 요리가 아이에게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수학요리 = 요리를 통해 아이들은 생활 속에 숨어있는 수학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피자를 여섯 조각으로 나누면서 1/6이라는 분수의 개념을 익히고 샌드위치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자르면서 도형을 알게 되는 것이다.

◇과학요리 = 단순히 요리 재료를 섞는 과정이 아니라 재료의 구조와 성분, 요리할 때 첨가하는 부재료와 열에 의한 변화 등을 살펴보며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반응들을 찾아낼 수 있다.

◇오감요리 = 요리재료를 만지고 주무르는 등 오감을 발달시키고 손끝의 근육을 사용해 두뇌를 계발한다. 좌뇌의 실행능력과 우뇌의 암기력이 함께 작용하면서 두뇌의 균형적인 발달을 가져오며 완성된 요리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준다. 집중력, 표현력 등이 좋아지는 등 생활 속 행동교정도 함께 이뤄진다. 또 스트레스를 없앨 수도 있다.

◇미술 요리 = 재료를 다듬고 만지는 과정을 거쳐 과자로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가지 모양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다양한 색깔의 재료들을 혼합하면서 색의 개념과 조합, 구성능력을 기를 수 있다. 

주먹밥·샌드위치 만들어아이와 함께 소풍 가요

◇다정한 주먹밥 = 재료를 뭉치면서 손의 힘을 조절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재료에 따른 맛의 변화와 각 재료의 특징을 탐색할 수 있다. △쌀 3컵, 다시마 20g, 배합초(식초 2큰술, 설탕 2큰술, 소금 1작은술), 주먹밥 색깔재료(가루 녹차, 다진 파슬리, 삶은 달걀, 검은깨, 당근), 장식재료 깻잎을 준비하고 △다시마 물로 밥을 해 주먹밥 색깔재료로 버무린다. 배합초를 넣는다. 여러 가지 모양의 주먹밥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주먹밥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먹밥에 묻힐 여러 색을 탐색하는 등 활동을 할 수 있다.

     
 

◇달팽이 롤 샌드위치 = 롤 샌드위치를 말아보면서 손 근육의 발달을 돕는다. 잼 등 재료의 특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식빵 5장, 딸기·포도잼, 꼬치, 키위, 사과, 바나나, 김발, 비닐 팩을 준비하고 △식빵은 가장자리를 자른 후 김발 위에 놓고 잼을 펴서 바른다. 김발에 돌돌 말아 잠시 두었다가 김발을 빼고 모양내서 썬다. 썬 빵의 이음매가 마주 보도록 하고 색 꼬치로 고정한다. 모양과 색깔에 맞춰 접시에 담는다. 과일을 채를 썰어 넣고 말아도 좋다. 샌드위치를 만들면서 샌드위치의 유래도 이야기하고 잼의 끈적끈적한 성질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tip: 가장자리를 자른 식빵은 젖은 면보에 싸서 냉장고에 30분 정도 두면 잘 말아진다.

     
 

도움말/김경진 상상 Cookid's 아동요리연구소 센터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