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조달청 우수 중소기업 탐방] (2) 진주 대곡면 '피앤텍'

공장 설립 첫해 매출액을 15억여 원 올린 지역 제조업체가 있다. 한마디로 '선방'이다.

진주시 대곡농공단지에서 파이프를 만드는 '피앤텍' 얘기다.

최근 경남지역 2개 업체가 '2010년 제6회 우수조달물품 지정업체·제품'으로 지정됐다. 김해에 있는 중원과 피앤텍으로 두 업체 모두 관을 만드는 제조업체다.

지난 21일 경남지방조달청 관계자들과 함께 피앤텍을 찾았다. 경남지방조달청의 두 번째 '우수 중소기업 탐방'이었다. 피앤텍은 폴리에틸렌(polyethylene)으로 관을 만든다. 중원의 '쇠'로 만드는 관과 비교된다.

경남조달청 관계자가 피앤텍 PE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남지방조달청

폴리에틸렌관은 석유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에틸렌을 주원료로 하여 중합체로 만든 다음 여기에 안정제를 첨가해 성형 압출 방법으로 제조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검은색 파이프라고 생각하면 된다. 흔히 PE관으로 불린다.

피앤텍은 후발업체다.

지난 2009년 5월 법인을 설립했고, 그 해 11월 공장을 등록했다. 그런데 1년 만에 매출을 15억 넘게 달성했다.

비결은 '준비'였다.

엄창호 사장은 "처음부터 우수조달제품을 만들려고 했다. 우수제품으로 지정될 자신이 없었다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경산 등 여러 지역 제조업체에 몸을 담았던 엄 씨는 어머니 고향 지수에 내려와 회사를 차렸다. 이미 경남업체에 10여 개의 PE관 업체가 있었지만, 자신 있었다.

엄 씨는 "조달청 우수제품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로지 기술만 개발했다"며 "2009년 12월 특허 2개를 취득했는데 모두 이번에 지정된 우수조달제품과 관련한 것들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비결은 '아이디어'였다.

피앤텍은 관의 강성을 높이기 위해 벽관을 '王' 자형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벽관은 이중벽관이나 삼중벽관(다중벽관)할 것 없이 모두 'I' 모양이었다. 피앤텍은 관 풀림 현상을 방지하고, 강도를 높이고자 시도했는데, 이중벽관보다 200% 이상의 강성 향상 효과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수조달제품으로 선정됐다.

김태현 차장은 "보통 하수관에 다중 벽관이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파이프 풀림 현상이 자주 일어나 교체를 하거나 재보수를 해야 한다"며 "이번에 개발한 보강벽 다중관은 풀림 현상 방지에 힘썼다. 수요기관으로부터 큰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교차식 환봉 연결구'라는 제품도 조달 우수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관 2개를 연결할 때 방식을 분리·교차로 했다. 보통 관 연결부위는 한 방향으로 압력을 가해 연결한다. 이렇다 보니 반대방향의 연결구가 들리거나 벌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압력을 분배시켜 수밀성이 뛰어나도록 했다.

PE관은 쇠로 만든 관과 달리 오수에 적합하다. 각종 이물질이 지나가도 부식 염려가 없다. 그래서 오수·하수관 사업을 하는 지자체와 농어촌공사, 택지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개발공사가 주요 수요기관이다.

엄 씨는 "얼마 전 의정부에 다녀왔다. 공공기관에 많이 알려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설계 사무소에도 얼굴을 비치고 있다"며 '영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우수조달제품 등록으로 판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올해 매출은 25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목표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앤텍의 사훈은 '약속을 잘 지키자'다. 엄 씨는 "직원과의 약속, 고객과의 약속 등 신뢰 있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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