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 기르기 쉬운 상추에 도전

모종 취재를 나가면서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선인장도 결국 저세상으로 보낸 경험이 있는 몹쓸 솜씨이지만, 상추 모종을 2줄(1줄에 6포기)을 2000원에 구입했다. 비료와 흙이 적당히 섞인 원예용 모판흙도 한 포대 2000원에 구입하고, 상추 심을 화분도 2개 8000원에 샀다.

식물을 기르는 것에 영 소질이 없다고 엄살을 부리니 열매를 맺는 채소보다 잎을 먹는 채소가 온도나 습도의 영향을 덜 받아 상대적으로 기르기 편하다고 주인이 상추를 권했다.

화분이 없다면 스티로폼 상자나 나무상자, 플라스틱 용기를 활용해도 상관없단다. 흙은 종묘사에서 판매하는 비료와 흙이 적당히 배합된 것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상추 화분. /최규정 기자
잘만 키우면 고기를 구워 먹거나 겉절이를 할 때 농약 걱정 없이 똑똑 따서 먹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종은 구입하면 늦어도 1∼2일 안에 옮겨 심어야 한다는 종묘사 상인의 당부가 있었음에도 이틀을 내버려뒀다. 3일째 되는 날 모종을 살펴보니 벌써 시들한 떡잎이 보인다. 미안한 마음에 일단 분무기로 물을 충분히 주고 얼른 발코니에 신문지를 깔고 옮겨심기를 준비했다.

1년에 한 번만 갈아주면 된다는 비료를 화분에 적당히 깔았다. 상추는 뿌리가 깊게 자라지 않기 때문에 흙을 많이 담지 않아도 된다.

뿌리에 상처 나지 않게 담아야 하는데 아이스크림 숟가락이 딱 맞았다. 조심스레 모종을 화분에 하나씩 옮겼다. 뿌리 가까이 잡지 않고 살살 다뤄야 한다는 종묘사 상인의 말이 떠올랐다. 흙을 단단히 다졌다. 처음에는 물을 충분히 주고 한창 자라는 시기에는 이틀에 한 번씩 분무기로 물을 주어야 한다. 햇볕은 너무 많이 받으면 말라버린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기르는 장소에 따라 주의해야 할 것이 달라진다.

옥상은 햇빛이 잘 드는 점에서는 유리하지만 그만큼 수분 증발량이 많아 물을 충분히 줘야 하고, 발코니는 상대적으로 그늘과 햇볕 양을 적당히 조절해 줘야 한다.

이렇게 모종을 심어 놓으면 상추는 20일 정도가 지나면 따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물과 햇볕만 잘 조절해주고 정성과 사랑만 준다면 언제든지 무농약 안심 먹을거리를 제공할 듯하다. 벌레가 생긴다면 그때그때 휴지로 닦아내면 된다. 남은 흙은 스티로폼 상자에다 부었다. 대파를 사서 살짝살짝 심어놓으면 싱싱한 상태로 그때그때 뽑아먹을 수 있기 때문. 기회가 되면 쪽파도 한 귀퉁이에 심어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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