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먹는다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차마 비벼먹기 미안한 새빨간 꽃잎이 눈을 즐겁게 하는 '허브 새싹 비빔밥'이 펼쳐졌다.

식단은 조촐하지만 봄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주인은 주문을 받을 때마다 허브하우스에서 직접 식용 꽃들을 따온단다. 일단 탐스러운 꽃을 잎 안에 넣었다. 싱그러운 생명이 고스란히 입안으로 들어온 듯하다.

무순과 녹두싹, 브로콜리와 양배추 싹 등이 날치알과 함께 널찍한 그릇에 한가득 풍성하게 담겨 나왔다. 밥을 넣지 않고 새싹채소를 한 아름 입에 넣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향이 난다. 이런 새싹채소는 깨끗하고 신선함이 가장 중요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요즘 같이 어지러운 세상에 '믿고' 먹을 수 있는 고마운 메뉴다. 특히 새싹채소는 종자에서 싹이 트는 시기에 자신의 성장을 위해 영양소 등 소중한 물질을 생합성하기 때문에 싹기름채소의 비타민·미네랄 함량은 다 자란 채소의 3∼4배에 이른다니 나른해지는 봄에 딱 맞는 메뉴다.

   
 

밥을 비볐다. 고추장도 적당히 풀었다. 맵지도 않고 달지도 않은 고추장과 풍성한 채소가 어우러져 밥을 먹는지 봄을 먹는지 모르게 한 그릇 뚝딱 비우게 한다.

농장에서 직접 담갔다는 된장을 풀고 들깻가루가 듬뿍 들어간 시래깃국도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한다. 고소하기가 이를 데 없다. 주인에게 한 그릇을 더 청하자 넉넉히 먹으라며 두 그릇을 갖다준다. 달짝지근한 매실 장아찌와 총총히 썰어 담겨 온 무생채도 개운함을 보탠다. 허브새싹비빔밥(꽃잎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겨울에는 판매 안 함) 7000원. 055-391-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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