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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을 들기 전 - 식객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2011년 03월 30일 수요일

만화가 허영만 선생은 식객(食客)이라는 제목의 만화로 한식을 재조명했으며, 영화·드라마 등으로 선을 보여 독자들의 인기는 물론 음식에서도 한류를 일으켰다. 그러나 식객은 요리대결과는 거리가 먼 세도가 집의 사랑방을 드나들며,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벼슬자리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혈기에 찬 국수주의자들이었다.

중국의 전국시대 유명한 4대 공자인 제나라 맹상군, 조나라 평원군, 위나라 신릉군, 초나라 춘신군은 식객을 무려 3000명을 거느렸다. 조선 시대 대표적인 식객은 송도의 경덕궁 궁지기를 하다 관리를 때려눕히고 한양으로 올라와 수양대군의 식객 노릇을 하던 한명회다. 한명회는 1453년(단종 1년) 계유정난을 일으켜 수양대군의 동생인 안평대군과 황보인, '조선의 호랑이'라던 김종서 등 문종의 유언에 의해 단종을 보위하는 실세들인 궁궐 3공을 숙청 내지 주살을 해 권력을 차지하고, 2년 후 1455년에 단종을 왕위에서 폐한 뒤 수양대군을 왕위에 오르게 하여 권세를 잡았다.

세도가 집서 의식주 해결하는 식객문화

한편, 근대의 친일파이자 매국노인 송병준 역시 수표교의 기생집에서 조방 노릇을 하다 민영환의 식객으로 있다가 무과에 급제한 사람이다.

어찌 보면 식객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우리가 남이가!' 하는 한솥밥 개념의 식객문화는 주군의 신뢰를 바탕으로 주군이 정권을 잡거나 실세가 되어야 그와 함께 호의호식할 수가 있으니 주군을 위해서 맹목적인 충성을 하다 주군이 권세를 얻으면 주군 곁에서 벼락출세하게 되고, 백성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고혈을 빨아 주군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정치를 하게 된다.

누구계니, 측근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니 하는 것들 모두가 바로 식객 문화의 산물들이다. 이 식객 문화는 중앙정치는 물론 지방정치에서도 곧잘 회자하는 일이다. 실세들의 식객으로 있다가 때가 되면 신의 은총을 입어 보은 차원에서 낙하산 타고 내려가 고위공직자나 산하기관·공공기관 임원으로 있으면서 임기 동안 억대의 연봉, 성과급·퇴직위로금 등 짧은 기간에 수십억 원의 재산을 축적하게 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286개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347조 6000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2.7%를 기록했다고 한다. 여기다 국가부채(GDP의 33.8%, 359조6000억 원)를 더할 때 부채비율은 GDP의 66.5%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LH 한곳의 부채만 해도 지난해 국가부채 3분의 1에 달하며, 2010년 말 132조 원, 2011년 156조 원, 2012년 176조 원으로 늘어나며 이자를 갚아야 할 금융성 부채만 83조 원에 달해 3조 원 이상의 천문학적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하루 이자만 100억 원에 육박한다.

낙하산 인사 등 부정적 측면이 더 많아

개인 기업에 부채가 이 정도면 도산을 하고도 몇 번을 했을 것이지만, 신의 직장이라 하는 공공기업에서는 버젓이 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는다.

이러니 식객 같은 정치건달들이 여의도나 지방 정치 무대에 줄을 찾아 기웃거리게 마련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공공기관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개혁의 칼을 뽑았지만, 식객들이 타고 내려간 낙하산 줄에 걸려 개혁의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태가 되었다.

공공기업을 감사해야 할 국회도 다를 바가 없다. 국회의원들 역시 지난해 여·야가 짜고 법을 개정해 세비를 5.1% 올려 올해부터 1인당 월 1036만 6000원을 지급받는다. 이것도 모자라 지난 1월부터 배우자 가족수당 4만 원, 중학생 학자금 6만 2400원 등 '푼돈'까지 챙기고 있으니 국민이 믿을 곳은 없다.

   
 
일반 기업이 열심히 노력해서 부를 축적하고도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면 국민의 질책을 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국민의 세금으로 사는 국회의원이나 공직자·공기업 임직원들이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부를 축적하고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면 그들은 이미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없다. 국민에게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국민이 정신 차려 선거를 통해 정치개혁을 해야 할 것 같다.

/김영복(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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