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출신 모 의원과 만나 의지 피력
지역방송 공영성·다양성 훼손 우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진주·창원 MBC 통폐합에 대해 강원도 출신의 모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반드시 해야 하지 않겠냐", "할 것이다"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장병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진행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가 최근 강원도 출신의 모 의원과 만나 진주·창원MBC 통합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한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장병완 의원은 "그 자리에서 최시중 후보는 '진주·창원MBC 통합은 반드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할 겁니다'라는 사실상 승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지적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장 의원은 "지금 MBC 김재철 사장은 임명되고 나서 19개 지역 MBC 중 16개 사장을 경질했고, 또 임명한 16개 사장 중에서도 불과 1~2년 만에 또 다시 5명을 경질하는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를 통해 김 사장은 진주와 창원, 청주와 충주 그리고 강릉과 삼척MBC의 겸임사장을 통해 강제 통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지역 MBC 통폐합 문제에 (김 사장과)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시중 후보는 "종편이 나오면 방송의 경영상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그래서 MBC가 자체적으로 광역화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고 실천에 들어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단초가 진주·창원 통합이 첫 단계고 방통위는 검토를 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사견을 말 수 있겠지만 그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후보는 강원도 출신의 모 의원을 만난 사실과 그 자리에서 '진주·창원MBC 통합을 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MBC는 지난해 9월 진주·창원 MBC 합병을 의결하고 같은 달 20일 방통위에 합병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합병 승인 처리 기간을 연장하고 '시청자 의견 청취', '심사위원회 구성 및 운영', '지역방송발전위원회 의견 청취' 등을 진행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은 지난 3월 2일 이사회 결의와 관련해 '법적 하자가 있다'며 방통위에 승인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장병완 의원은 "지역방송 종사자들과 지역민들은 통합을 논의한다면 그 목적이 지역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역MBC 통합의 목적은 종편과 미디어렙 환경에서의 생존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그것도 지역MBC가 아닌 서울MBC 일방의 생존전략"이라며 "공영방송인 지역MBC를 무조건 경쟁으로만 내모는 정책은 지역방송사의 공영성을 빼앗고 나아가 전체 방송사를 획일적으로 규율, 친 정부 세력으로 포괄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의 다양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지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지역방송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시중 후보는 "1기 방통위 임기 중에는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고 2기가 출범하면 MBC 지역 통합 문제는 중요하게 해결해야 하는 일 가운데 하나"라며 "새로 구성되는 위원들과 충분한 협의를 해서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다.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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