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추진위 17일 '결의대회' 제안…도 농수산국장 "2월 말 이후라야 가능"

9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도지사 집무실 안 회의실. 경남·대구·울산·경북 등 4개 시·도 연합체인 '동남권신공항유치 결사추진위원회'(총본부장 문희갑, 이하 추진위)가 김두관 지사와 마주 앉았다. 그런데 뜻밖에 정재민 농수산해양국장이 지사 왼쪽에 자리 잡았다. 이유인즉슨, 추진위가 오는 17일 예정한 4개 시·도 신공항 유치 결사항쟁(?) 결의대회 때문. 4개 시·도민 5만여 명을 밀양에 결집해 대대적인 하남읍 유치 열기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강주열 대구본부장은 "보도(백지화 관련)를 보니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우리는 분노의 정점에 있다. 그 선상에서 2월 17일 밀양에서 대대적인 4개 시·도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구제역 우려도 있고 대보름이기도 해서 말이 있긴 한데, 우리는 강행하려고 한다"면서 "민·관·정이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야 정부가 우리 지역 민심을 안다. 정신 차리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대구·울산·경북 등 4개 시·도 연합체인 영남권(동남권) 신공항 유치 범시민·도민 결사추진위원회가 9일 오전 경남도청 도지사실을 방문해 김두관 도지사와 면담을 했다. 이날 면담을 마친 추진위원회 위원들과 김 지사가 신공항 유치 결의를 다짐하며 손을 모으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이에 정재민 국장은 "밀양에는 10만 마리 정도의 소·돼지가 있다. 1월 27일께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했으니 3주 정도 지나야 75% 항체가 형성돼 방어력이 생긴다"며 "접종했다하더라도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강접종을 하고 1주일을 기다려야 하는데, 2월 17일은 1차 접종의 항체가 생기기도 전이어서 구제역 전파 우려가 상당히 큰 시기이므로 적어도 2월 말 이후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대석 경남본부장은 "차단 방역을 충분히 고려하고 인원과 동선을 짰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면서 "(지금과 같이 달구어진) 열기를 식히는 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관·정은 가만있으라 해서 힘이 빠진 거다. 관·정이 뒷짐 지고 있으니까 정부가 경남을 핫바지로 본다. 지사님 참석 부분까지 뭐라 할 수 없지만 …."

이에 김 지사는 "결의대회에 참석해서 발언하는 게 나은지 아닌지 3개 시·도지사와 논의해 조율하겠다"면서 "어떻게 보면 (결의대회는) 도민의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이다. 시·도지사가 걱정 안 하게 해야 하는데 송구하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이날 오후까지 결의대회 일정을 강행할지 미룰지 결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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