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력 약화병 감기, 독감과 달라
중증 독감, 항바이러스 치료 필요

진료실에 환자가 들어와서 기침, 근육통과 함께 고열을 호소한다.

진찰 후 "독감입니다"라고 말하면, 그 환자는 "아, 심한 감기란 말씀이군요. 그럼 별걱정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라고 받아들인다.

만약에 "신종 플루 증상입니다"라고 진단하면 "어떡하나요? 무서운 병이군요."라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독감과 감기는 다른 말이고, 신종 플루와 독감은 비슷한 말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로 대표되는 200여 종의 감기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전염병이고, '신종 플루'는 '유행성 독감'의 한 종류로, 유행성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감기의 경우, 비교적 증상이 가볍다.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피로를 느끼고, 재채기, 기침과 코막힘으로 시작해서, 열이 없거나 미열이 날 수도 있다.

그리고 근육통, 목이 따끔거리거나 간질간질함을 느낄 수 있으며, 눈에 눈물이 고이거나 두통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독감(인플루엔자)은 갑자기 시작하며 참기 어려운 고통이 따른다. 기운이 없고 피로를 느끼며, 목이 심하게 아프고, 고열, 마른기침, 오한, 심한 근육통, 심한 두통이나 안구통, 구토와 설사 등의 증세가 생긴다. 독성이 강하고 전신증상이 심하며, 세계적인 대유행을 가져온다. 대부분 1~2주 정도 지속하고, 더 심해질 수도 있다.

감기는 엄밀하게 말해서는 저항력 약화 병으로 가장 확실하게 저항력을 높이는 방법은 휴식과 영양 섭취로 면역성 회복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계속 우리 몸에 침투하고 있지만, 감기에 걸리고 걸리지 않음은 바이러스가 아닌 내 몸의 저항력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걸린 감기가 증세가 심하고 오래가는 것은 사실은 바이러스가 독성이 심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이 약해서다. 감기에 걸리는 것은 이미 무리를 했거나, 체력이 거의 소모되었을 때다. 일만 해서는 안 되고 이제부터 건강도 일같이 챙기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독감 역시 휴식과 안정을 요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고 증상 치료를 해야 하며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거나 입원을 요하는 일도 있다.

감기에 걸리게 하는 바이러스는 수백 가지로 예방 접종이 없지만 독감의 원인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하나로 매년 예방주사를 맞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독감 백신은 10∼11월 중순 전까지는 맞는 것이 가장 좋고, 백신의 효과는 약 5∼6개월 동안 지속이 된다. 접종 효과는 접종 후 2∼4주 후부터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는 대개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이므로 11월 중순까지는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야 효과적으로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독감 예방 접종을 하면 70∼90%의 예방 효과가 있으며, 면역이 생겼다면 독감에 걸려도 면역이 없는 것보다 증세가 미미할 수 있고, 합병증도 최소화된다.

감기의 예방법은 손 깨끗이 씻기와 양치질이다.

   
 
감기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에 의한 직접적 공기 감염보다는 환자에게서 나온 바이러스와의 손을 통한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감기 유행시기에는 밖에서 손으로 코, 입, 눈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소영(마산센텀병원 가정의학과 부장 겸 종합건강진단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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