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경마공원 경주마 겨울나기 대작전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한 필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경주마들은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대부분 경주마는 겨울철에 강한 편이지만, 전력을 다한 경주로 흘리는 땀과 피로 때문에 사람보다 감기에 걸릴 확률은 더 높다고 경마공원 관계자는 말한다. 따라서 마필 관리사들은 비싼 몸값을 주고 데려온 말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영양보충제가 포함된 보양식은 기본이고, 마사지와 천연털옷 등도 필수 아이템이다. 이쯤 되면 사람 팔자보다 낫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가장 상전으로 대접받는 말은 지난해 한국 최고의 경주마를 선발하는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미스터파크(국산 4세)'다.

미스터파크는 마필관리사 2명의 집중적인 관리 아래 24시간 녹화할 수 있는 CCTV 아래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루 네 번 먹는 식사도 다르다. 미스터파크의 밥통에는 각종 미네랄이 함유된 특별 사료는 물론이고 심지어 사람이 먹는 된장과 육상선수들이 먹는다는 영양보충제(카르니틴)가 들어간다. 된장을 적절히 섞으면 단백질 공급에 특효다. 미스터파크가 하루에 요구하는 열량은 1만 6000㎉. 그릇 35개 이상의 밥 열량이다.

겨울철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주마가 마필관리사로부터 온열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

지난해 3억 6000만 원의 최고상금을 벌어들인 국산마 '당대불패'는 전담 마사지사에게 매일 마사지를 받으며 피로를 푼다. 경주마 마사지는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문지르고, 비비고, 쓰다듬고, 누르고, 주무르는 동작들을 기본으로 한다. 대부분 손으로 경주마의 근육을 자극해 피로를 풀고 뼈마디를 활성화해 부상방지와 경주마의 경주능력을 최상으로 유지한다.

또한, 염좌나 골절은 달리기 하나로 먹고사는 경주마에게는 밥줄이 끊길 수도 있는 치명적인 사고. 따라서 평소에는 간단히 끝내던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겨울철에는 다소 길게 30분 이상 한다. 겨울철에는 훈련 후 땀이 쉽게 식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경주마는 겨우내 '천연 털옷' 위에 특수 제작된 점퍼(마의)를 입고 지낸다. 따뜻하고 착용감이 좋은 모직 안감에 겉감은 방풍·방수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테르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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