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암 말기 투병중인 도농민회 김성원 실장

젊은 농민운동가가 ‘소장암 말기’·‘치료불가’라는 판정을 받고도 꾸준하게 투병생활을 하고 있어 주위사람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고 있다.



전국농민회 경남도연맹 정책실장 김성원(36·사천시 곤명면 삼정리)씨.



처음 마주 본 김씨는 검은 얼굴에 약간 피로한 듯한 기색이 있을 뿐 오히려 굵은 주름까지 져가며 웃는 모습이 ‘소장암 말기’로 판정받은 환자같지 않았다.



경상대학교(물리교육·85학번)에서 학생운동으로 투옥됐다가 졸업 이후 농민운동에 뛰어들어 정열적인 활동을 벌여왔던 김씨가 자신의 병명을 알게된 것은 지난 10월 7일께였다.



9월 말, 먹는 음식마다 토해내고 급기야 정신을 잃어 병원에 실려갔다. 장이 막혀 이를 뚫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이 시작됐다. 그러나 김씨의 배를 열어 본 의료진과 가족은 말없이 다시 닫을 수밖에 없었다. 암종양이 소장은 물론 대장 곳곳에 퍼져 있어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김씨는 수술 후 열흘이 지나서야 알았다.



“죽는다는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러웠지요. 그러나 아버지가 일찍 가시고 형님마저 사고로 가셨는데 저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머니 때문에라도…. 그리고 주위분들이 많이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래서 힘을 얻었지요. 나도 암을 이길 수 있다고 말입니다”



김씨는 곧바로 퇴원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김씨의 소식이 전해지자 도내 각지의 농민들이 생채식 재료와 약재를 구해오고 김씨가 사육하던 돼지를 매입해주는 등 김씨 돕기에 나서고 있다.



김씨는 선·후배들이 돼지막 곁에 지어준 황토방에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8~10회씩 알몸으로 산소를 받아들이는 풍욕을 하고 6시간씩 배에다 쑥뜸을 뜬다. 그리고 생채식을 한다.



대장을 봉합하고 소장 끝부분을 옆구리 밖으로 내 만든 인공항문에서 채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이 밀려나오면 하루에도 7~8회씩 비닐봉지를 갈아끼우며 김씨는‘살 수 있다’는 신념하나로 기약없는 투병을 하고 있다.(도움주실 분: 농협 801065-51-029297 강기갑·연락처 761-7557 전농경남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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