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시인의 흙내나는 정직한 인생 기록

농부 시인의 흙냄새 물씬 나는 정직한 인생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부끄럽지 않은 밥상>은 1992년부터 십 수 년 동안 농민운동을 해온 시인이자, 운동가였던 서정홍이 합천군 황매산 자락에 있는 산골 마을에 들어가 '농부 시인'으로 살아온 6년 기록을 담고 있다. 그가 1700만 원으로 흙집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지인과 이웃들이 함께 노력을 보탰기 때문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와 달리, 산골 마을에서는 앞집 뒷집에 누가 사는지를 모르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책은 농부시인이 '스승'으로 모셨던 가난하고 늙은 농부들의 삶을 따뜻하고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한탄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이유로 산골 마을을 찾아와 새로운 삶을 꾸려가는 이들의 삶에서 작지만 뜨거운 희망의 불씨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대 수많은 형들에게 '희망의 텃밭을 일구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272쪽. 1만 3500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