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본보 편집국회 개최

"지금 시대 기자는, 자기 기사에 대한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 소셜 네트워크에 자기 기사를 보낸 후 독자의 반응을 살피는 게 피드백이다.""2011년부터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편집국회를 열어보면 어떨까? 가령 스포츠면은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1면 개선 방안은? 등…""우리가 하면 표준이 된다는 자부심이 약해졌다. 우리가 하는 각종 실험들, 즉 자유로운 광고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 전국 모든 지역신문이 따라하게 되어 있다."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은 지난 23일 오전 '2010년 경남도민일보, 평가와 반성'이라는 주제로 편집국회를 개최했다. 2010년 상반기 내홍을 이겨내고 하반기 새로운 시도가 많았던 한해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 속에서 자연스레 2011년 신문방향, 10년 후의 모습, 지역을 벗어난 일류신문을 준비하기 위한 고민이 묻어났다. 신종만 지면평가위원장의 '지면평가위원이 본 2010년 도민일보'라는 주제발표에 이어 김훤주 시민사회부장이 편집국의 실수와 뼈아픈 잘못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이승환 국장석 기자의 '2010년의 변화, 2011년의 과제' 발표가 있었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23일 3층 강당에서 올 한해를 평가하고 반성하는 편집국회를 열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더 중요하게, 더 유용하게, 더 재미나게, 더 친근하게 =
신종만 지면평가위원장은 2011년에는 도민일보가 한 층 더 가까이 경남도민들에게 다가가길 바라면서 9기 지면평가위원들의 의견을 수렴, 4가지를 제언했다.

첫째, 인상적이고 간판적인 쟁점과 의제를 만들고, 선택하고, 부각하고, 탐사하는 조직의 능력을 키울 것을 제안했다. 경남도민일보의 독자를 파악해보면 변화를 원하고 더욱 깨어있는 지역의 교양인, 전문인, 식자층, 노동자, 농민들이라며, 관주도의 구도에 따라가는 취재와 현재 일어나는 사건에 대하여 사실로서의 취재 보도도 필요하지만 그 본질에 대한 신문의 문제의식은 더욱 중요하기에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둘째, 뉴스 아이템의 선택과 가공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되물었다. 단순 스트레이트, 복잡한 현안, 딱딱한 경제뉴스, 민감한 사안 등 쉽지 않은 아이템을 다양한 관심 독자층에 내보내려면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더 중요하게, 유용한 것은 더 유용하게, 재미있는 것은 더 재미나게, 생활밀착은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 독자의 욕구와 심리, 정보처리 기제를 면밀하게 과학적으로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

셋째, 편집에서 좀 더 비주얼적 측면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면을 꽉 채우기보다 사진 사이즈, 그래픽, 부호, 지도, 심벌 등 작고 세련되지만 지면을 잘 구획해주는 비주얼요소의 정리와 배치에 대한 검토를 요구했다.

넷째, 경남도민일보의 지난 몇 년간 취재원 풀이나 기사대상을 보면 약간은 마이너한 측면에서 주류가 형성되어 있는데 지역의 뉴스취재원을 '보통사람들'에서부터 '메이저급'까지 다양하게 확보하고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주류신문처럼 '잘나가는 사람' 혹은 '대세'를 쫓아갈 필요는 없겠지만 기자나 회사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것' '더 결정적인 것' 역시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종만 지평위원장은 "지표와 통계, 수치 등 가공된 자료에 대한 접근 노력과 사건에 대해서는 사후 취재와 검증취재 등으로 끝장을 보는 기사가 필요하다"며 여론칼럼 면에서 필진을 대폭 교체하여 좀 더 새롭고 예리한 글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제의식·기획력·순발력 더 필요하다 = 김훤주 시민사회부장은 지난 1년 동안 경남도민일보 기자들이 범한 실수와 잘못된 취재·기사작성 관행을 꼬집으며 좀 더 완성도 높은 기사를 위한 대안을 몇 가지 제시했다. 지난 7월 21일 시작한 함안보 농성 관련 보도를 보며 기자의 고생에도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등 다른 관련 사람들은 이미 전날 알고 있던 내용을 도민일보 기자들은 늦게 알았고 사건의 중요성이나 문제의식이 부족했다며 그 결과 끌려가는 보도, 앞뒤 없는 허둥지둥 쓰게 된 보도로 시민사회부의 미숙함을 적나라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준 사건으로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지난 9월 1일 처음 보도된 '이혼한 아내' 오보 기사와 관련해서는 장례식 불참, 보험금 수령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해 1면에 사과문까지 게재한 사건이다. 김 부장은 공공성과 프라이버시 어느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가, 보험금 문제 관련 사실 확인도 부족했지만 아들을 키워야 하는 아내의 처지에서 돈 욕심으로 볼 측면이 있는가 등 고민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중재위원회 사건 접수 후 확인 가능한 사실 관계를 우리는 왜 하지 못했을까 등 뼈아픈 오보를 통해 도민일보 기자들이 돌이켜 살펴볼 내용이 많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창원전문대학이 창원문성대학으로 교명 변경했다는 기사는 축소 도보 되었는데 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창원전문대가 지역사회에서 나름대로 세력이 있고 중요한 지역사회 구성원 중의 하나인데 소홀하게 취급한 것은 사안을 보는 관점에 관성을 떨쳐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부서별 사건일지라도 통합적인 관점에서 보는 판단의 부분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외 경남대학교 박재규 총장 재선출 기사에서 사진설명이 틀리게 나간 것, 재건축아파트 기사 관련 평수 환산이 틀리게 보도된 점, 사실과 다른 내용의 제목 등은 공급자이자 제작자의 입장에선 사람이기에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실수지만 수요자인 독자로서는 어처구니없는 부분으로 신문의 신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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